이응노미술관 가을 기획전 꼴라주展

이응노미술관 가을 기획전 꼴라주展
대전 둔산대공원 인근 이응노미술관 앞에는 한여름의 무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의 고즈넉한 정취가 내려앉았습니다. 가을은 독서와 사색의 계절로 알려져 있듯, 자연스레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이응노미술관에서는 2025년 가을을 맞아 특별한 기획전을 선보이며 방문객들에게 깊이 있는 문화 체험을 제공합니다.
이응노미술관은 총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장권은 키오스크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연간 회원으로 가입하면 매번 관람권을 구매하지 않고도 전시실 입구에서 회원임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연회비는 만 원이며, 방문 시 전시 안내물을 꼭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1전시실: 상설전 ‘이응노, 문자로 엮은 추상’
1전시실에서는 2025년 1월 17일부터 12월 25일까지 진행되는 상설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상설전은 이응노 화백이 1940년대 서양의 추상미술을 접하고 이를 서예적 추상과 문자 추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이응노의 문자 추상 작품 연대기를 따라가며 그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2전시실: 2025 가을 기획전 ‘꼴라주-이응노 파리 실험실’
2전시실부터는 이번 가을 기획전이 펼쳐집니다. 1960년 파리에 정착한 이응노 화백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신문과 잡지를 색깔별로 오려내어 물감처럼 활용하는 독창적인 꼴라주 기법을 선보였습니다. 캔버스에 색지를 붙이고 수묵과 채색을 더해 깊이 있는 표현을 완성했으며, 종이를 구기거나 찢어 부조 효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인 장 피에르 팡스망(1944~)의 천 염색 작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팡스망의 작품은 캔버스 확장과 회화 경계 확장의 시도로, 이응노의 꼴라주 작업과 흥미로운 평행선을 이룹니다.
이응노는 1962년 5월 파리 폴 파케티 화랑에서 첫 개인전 ‘응노 리, 꼴라주(Ung-No Lee, Collages)’를 개최했으며, 한지를 활용한 꼴라주 작업으로 한국적 감성과 서양적 기법을 융합했습니다. 대나무를 사랑했던 이응노의 상징인 대나무가 전시 공간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3전시실: 꼴라주와 현대미술의 만남
3전시실에서는 꼴라주 작품이 계속 이어집니다. 끌로드 비알라(1936~)의 1966년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는 전통 회화 형식에 도전하며 ‘쉬포르/쉬르파스’ 운동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이 운동은 회화의 지지체와 표면을 재정의하는 시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헝가리 출신 시몬 한타이(1922~2008)의 1955년 유화 ‘무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초기 초현실주의 경향을 보이는 이 작품은 파리에서 활동한 한타이가 추상표현주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전통 캔버스 작업을 벗어나 자유로운 화폭을 추구한 결과물입니다.
4전시실: 꼴라주 기법의 확장
4전시실에서는 1970년대 이후 이응노의 꼴라주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종이뿐 아니라 솜뭉치, 직물 등 다양한 물성을 활용해 평면 회화의 영역을 확장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이응노의 일생을 문답 형식으로 소개하는 스토리와 그간 이응노미술관에서 기획한 전시 도록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응노미술관 부대시설과 주변 풍경
미술관 로비에는 카페 프레 생제르베가 자리해 있어 방문객들이 차를 마시며 둔산대공원의 사계절 변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인접한 아트숍에서는 이응노 화백 관련 소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김동유 작가가 그린 이응노 화백 초상화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얼굴 속에 수많은 작은 인물들이 숨겨져 있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둔산대공원의 나무들은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으며, 이번 꼴라주 전시는 11월 23일까지 이어집니다. 이응노미술관에서 예술작품 감상과 함께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응노미술관 위치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