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안동, 현대와 전통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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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도안동, 현대와 전통의 만남

대전 도안동, 현대와 전통의 만남

대전 서구 도안동은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변화한 지역입니다. 대형 아파트 단지와 카페, 상가들이 즐비해 도시적 분위기가 짙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반짝이는 현대식 건물들 사이를 걷다 보면, 이곳이 과거의 모습을 거의 잃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도심 속에서 시간의 결이 전혀 다른 공간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돈파사입니다. 주변의 현대 건물들 속에서도 고즈넉하게 서 있는 이 사당은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느낌을 줍니다.

돈파사, 조선 시대 전통 제향 공간

돈파사를 본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당’의 의미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사당은 조선 시대부터 이어진 전통 제향 공간으로, 학문과 덕행이 뛰어난 선현을 기리기 위해 제사를 지내고 그 뜻을 잇는 장소입니다.

돈파사는 사암 박순, 돈암 박희성, 오한당 박희철, 제호 박로, 백련당, 민재문 등 여러 인물을 제향하는 곳입니다. 이들은 당시 이 일대에 거주하며 도학을 강론하고 지역에 전수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가문의 조상을 모시는 가정 사당과 달리, 유림 사회가 공동으로 세운 사당은 지역의 정신적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돈파사는 대전 지역 유림 단체가 중심이 되어 세운 제향 공간으로, 정조 5년(1781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서원철폐령으로 훼손되었으나, 후손들의 노력으로 1966년 9월 다시 건립되었습니다.

돈파사의 역사와 의미

돈파사 입구 좌측에는 ‘돈파사 유허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원 철폐 이후 옛 선현을 모시던 마음을 잊지 않고, 남은 터에 후손들이 돈을 모아 세운 비문입니다. 우측에는 성리학자인 사암 박순과 박희성 선생의 행적비가 있습니다.

비문에는 돈파사의 건립 배경과 제향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습니다. 돈파사는 도안동의 현대적 분위기 속에서도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며, 주변 신식 건물들과 대비되어 더욱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곳은 도심 속에서 만나는 작은 시간 여행과도 같습니다.

도솔산, 도심 속 자연 쉼터

돈파사를 둘러본 후 인근 도로를 건너면 도솔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솔산은 높이 207m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예부터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아온 산입니다. 산세가 완만하고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산책하기에 적합합니다.

산을 포함한 월평공원에는 길게 둘레길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산책과 등산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시기에는 울긋불긋한 단풍과 하늘하늘한 억새가 방문객을 맞이하며, 아침이나 해질 무렵 부드러운 햇빛에 물든 산길은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합니다.

현대와 전통, 자연이 어우러진 도안동

도안동의 풍경은 현대적 도시와 자연이 교차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돈파사의 고즈넉함과 도솔산의 자연이 어우러져 놀라울 만큼 조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대전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독특한 풍경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을 때, 현대적 도시 한가운데 숨어 있는 이 고요한 사당과 산길은 조용한 쉼표가 되어줍니다.

도솔산 위치: 대전광역시 서구 갑천도시고속도로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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