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열린수장고서 만나는 아피찻퐁과 백남준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연말 예술의 향연
11월의 쌀쌀한 바람 속에서도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는 따뜻한 예술의 기운으로 가득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기답게 입구에는 MERRY CHRISTMAS 문구와 산타 장식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고요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꿈과 현실 사이,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몽환적 영상
이번 전시에서는 태국 출신 세계적 영화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 서사 구조를 벗어나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이미지로 관람객을 새로운 체험의 세계로 이끕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영상이 공간을 채우며, 동물과 인물이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흐릿하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장면들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영상들은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자극하며, 관람객 각자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내면의 불안과 위안을 떠올리게 합니다.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 ‘프랙탈 거북선’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전시를 마치고 맞은편에서는 한국 미디어 아트의 거장 백남준의 작품 ‘프랙탈 거북선’이 함께 전시되고 있습니다. 여러 대의 모니터가 모여 전통적인 거북선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영상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상영됩니다. 이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작품의 완성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프랙탈 거북선’은 한국의 역사적 상징인 거북선을 백남준 특유의 미디어 감성과 결합한 작품으로, 프랙탈 구조를 통해 전통의 형태가 영상 속에서 끊임없이 확장하고 변형됩니다. 낡은 엔틱 가구와 최신 TV, 네온과 골동품이 어우러져 기술 문명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주며, 거북이 상징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깊은 의미를 전달합니다.
두 거장의 작품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
두 작가의 작품이 한 공간에서 전시되는 것은 예상치 못한 만남이지만, 공통점도 분명합니다.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감각과 생각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점에서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는 연말 시즌과 어울리는 조용하고 깊이 있는 예술 체험의 장소입니다. 2025년 연말,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예술을 느끼며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시 정보
| 전시명 |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
|---|---|
| 전시 기간 | 2025년 9월 2일(화) ~ 12월 21일(일) |
| 전시장소 |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81) |
| 관람료 | 무료 |
연말을 맞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펼쳐지는 두 거장의 작품을 천천히 감상하며 한 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