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도심에서 만나는 시간의 흐름

대전역에서 시작된 원도심 시간 여행
지난 12월 12일, 대전사회혁신센터 주최로 대전 원도심 스토리투어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투어는 대전역을 출발점으로 삼아 대전 원동에 위치한 철락공소와 청년마을까지 이어졌으며, '개척자의 도시'라는 주제로 대전의 역사와 현재를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철길과 함께 성장한 대전의 100년 역사
대전역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대전이라는 도시의 탄생을 알린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에 철도가 놓이면서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근대 도시로 급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개척 정신'은 오늘날 원도심 곳곳에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노포 칼국수와 함께하는 역사 여행
투어의 첫 번째 핵심 코스는 대전의 대표 향토 음식인 칼국수를 맛보는 시간이었습니다. 1950년대 이후 미국산 밀가루 보급과 전쟁으로 인한 타지인 유입으로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이 도입되면서 대전만의 독특한 칼국수가 발전했습니다. 특히, 60여 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삼대째 전통 칼국수'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지역의 살아있는 역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원래 신도분식으로 시작했으나, 멸치 육수와 들깻가루가 어우러진 칼국수 맛이 담백하고 따뜻해 겨울철 몸을 녹이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부드러운 수육과 함께하는 식사는 투어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중앙시장에서 만나는 대전의 전통과 활기
식사 후 참가자들은 걸어서 인근 중앙시장으로 이동했습니다. 1911년 일제강점기 시절 시작된 중앙시장은 철도망을 통한 활발한 유통과 전쟁 이후 다양한 지역 피난민들의 유입으로 성장해왔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전통시장은 분식집, 치킨집, 중국집 등 다양한 먹거리와 상품으로 가득하며, 대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쇠락한 철공소, 청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원동 철공소 거리와 청년 복합문화공간인 '원동 락공소' 방문이었습니다. 과거 기계 소리로 가득했던 철공소들은 산업 구조 변화로 쇠락했으나, 최근 청년들이 모여 문화공간과 콘텐츠를 생산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원동 락공소는 옛 건물을 거의 그대로 보존한 채 플리마켓, 청년 예술가 공연, 음료와 주류를 즐길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대전 로컬 공방 작가 박채희 대표의 진행 아래 폐플라스틱 구슬과 비즈를 활용해 책갈피 키링을 만드는 체험도 진행되었습니다. 대전 관광지를 모티브로 한 굿즈 작가들의 작품으로 키링을 만드는 시간은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원동 철공소 마을의 과거와 현재
키링 만들기 체험 후에는 원동 철공소 마을 거리를 둘러보며 이곳의 역사와 현재 활용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청년들이 운영하는 로컬 작가들의 소품샵, 빈티지샵, 그리고 국수 전문점 원동제면소 등 다양한 공간도 함께 방문했습니다.
아직도 운영 중인 철공소와 옛 건물들은 대전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며, 특히 줄 서서 먹는 빵집 '정동문화사'도 인근에 위치해 원도심과 원동 철공소 마을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합니다.
주요 방문지 안내
- 삼대째 전통 칼국수: 대전광역시 동구 대전로825번길 13
- 중앙시장: 대전광역시 동구 중앙로 200-1
- 아날로그 스토어 원동 락공소: 대전광역시 동구 창조2길 8 1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