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밭에서 만난 식탁

대전 유성구 세동에서 주민들이 배추 모종을 직접 심고 지역에서 재배한 우리 밀로 손칼국수를 만드는 농촌 체험이 진행됐다. 유성구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마련된 ‘선창체험 휴양 귀농교육’은 농작물을 심는 단계부터 관리와 수확, 김장까지 이어지는 과정형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밭에서 흙을 만지고 작은 모종을 심으며 농작물이 자라는 출발점을 살펴봤다. 이후 음식체험교육장으로 자리를 옮겨 우리 밀 반죽을 치대고 면을 만드는 과정에도 참여했다. 농산물이 밭에서 자라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흐름을 주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현장이었다.
주민참여예산으로 마련된 농촌 교육
선창체험 휴양 귀농교육은 평소 농촌 생활을 접하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농작물 재배 과정을 알기 쉽게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가자는 설명만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밭에 들어가 모종을 심고, 이후 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살펴보게 된다.
야외 활동에 앞서 현장에는 모자와 장갑, 스카프가 준비됐으며 물과 음료도 제공됐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체험이 진행되는 만큼 참가자들이 농사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물을 갖춘 모습이었다. 주민들은 준비된 물품을 챙긴 뒤 이날 진행할 교육 내용과 작업 순서를 안내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배추를 한 번 심어보는 단순 체험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추 모종 심기를 시작으로 작물 관리와 재배 체험, 농산물 수확, 김장 만들기가 계절의 흐름에 따라 연결된다. 주민 참여형 김장 나눔 행사와 유성구 관내 소외계층에 김장김치를 전달하는 일정도 계획돼 있다.
주민이 제안하고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사업을 통해 농촌과 지역 먹거리를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그 결과를 이웃과 나누는 과정까지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 담았다. 모종을 심은 참가자들이 성장한 배추를 다시 만나 수확한다는 점에서도 각각의 일정은 서로 긴밀하게 이어진다.
배추 재배 원리부터 차근차근
본격적인 모종 심기에 앞서 배추 재배 방법을 배우는 교육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에게는 밭을 준비하는 과정과 모종을 심는 방법, 배추가 자라는 동안 살펴봐야 할 사항을 담은 안내 자료가 제공됐다.
일상에서는 손질되거나 포장된 배추를 주로 접하기 때문에 작은 모종이 자라 한 포기의 배추가 되는 전 과정을 관찰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이번 교육은 완성된 농산물만 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재배의 시작과 성장 과정을 이해하도록 구성됐다.
아이들도 안내 자료를 살펴보며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밭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먼저 배운 뒤 직접 실습하는 순서여서 처음 농작물을 심는 참가자도 작업 방법을 따라갈 수 있었다. 이론과 체험이 연결되면서 배추 한 포기를 키우는 데 필요한 과정도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됐다.
작은 모종을 밭에 심다
교육을 마친 참가자들은 장갑을 끼고 배추밭으로 이동했다. 검은 비닐이 길게 깔린 밭에는 모종을 심을 자리가 미리 마련돼 있었다. 참가자들은 배추 모종을 하나씩 받아 정해진 자리 앞에 앉았다.
작업은 작은 구멍의 흙을 살짝 파낸 뒤 모종을 넣고, 뿌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주변 흙을 손으로 눌러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작은 모종을 조심스럽게 다루던 아이들도 몇 포기를 심은 뒤에는 차츰 방법을 익혀갔다. 어른과 아이가 같은 밭에서 나란히 작업하면서 긴 고랑에는 어린 배추 모종이 하나씩 자리를 잡았다.
손바닥보다 작은 배추 모종은 앞으로 햇볕과 비를 맞으며 성장하게 된다. 참가자들이 이날 심은 배추는 수확 시기에 다시 거둘 예정이다. 심기와 수확이 하나의 일정으로 연결돼 있어 농작물이 자라는 시간을 기다리고 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씨앗과 모종, 재배와 수확 사이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우는 교육이었다. 직접 심은 배추가 밭을 채우고 식재료가 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지역 농업과 먹거리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세동 우리 밀로 손칼국수 만들기
배추 심기를 마친 참가자들은 세동농촌체험휴양마을 음식체험교육장으로 이동했다. 세동에서는 밀을 직접 재배하고 있으며, 이날 교육장에서는 지역에서 재배한 우리 밀을 활용한 손칼국수 만들기 체험이 이어졌다.
밭에서 농작물을 심는 과정이 생산의 시작을 보여줬다면, 손칼국수 체험은 지역 농산물이 한 끼 음식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교육장 테이블마다 반죽용 매트와 밀대가 준비됐고 참가자들은 설명에 따라 우리 밀 반죽을 다뤘다.
먼저 반죽을 손바닥으로 누르고 접는 동작을 반복했다. 반죽이 매끄러워질 때까지 치대는 과정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필요했다. 아이들은 두 손으로 반죽을 힘껏 눌렀고 어른들도 함께 손을 보태며 작업을 이어갔다.
충분히 치댄 반죽은 밀대로 여러 차례 밀어 넓고 얇게 펼쳤다. 처음에는 둥글고 두꺼웠던 반죽이 밀대가 오갈 때마다 점차 커지고 얇아졌다. 참가자들은 펼친 반죽을 겹쳐 접은 뒤 칼로 썰어 면을 만들었다. 잘라낸 면을 한 줄씩 풀어놓자 굵기와 모양이 조금씩 다른 손칼국수가 완성됐다.
지역에서 기른 우리 밀이 반죽을 거쳐 면으로 바뀌는 전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완성한 면은 따뜻한 칼국수로 끓여 김치와 함께 맛봤다. 면의 모양은 저마다 달랐지만 직접 반죽하고 썬 만큼 참가자들에게는 밭일 뒤 든든하게 먹는 한 끼가 됐다.
세동에서 자란 밀과 우리 밀 반죽, 손칼국수 한 그릇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농산물이 수확된 뒤 가공과 조리를 거쳐 식탁에 오르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경험했다.
수확과 김장으로 이어지는 체험
선창체험 휴양 귀농교육은 이날의 모종 심기와 칼국수 만들기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배추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고, 수확 시기가 되면 참가자들이 다시 모여 농산물을 직접 거두는 체험이 이어질 예정이다.
김장철에는 수확한 배추를 활용한 김장 만들기도 계획돼 있다. 주민들이 심은 배추를 직접 수확하고 김치로 만드는 과정까지 경험하면서 농작물의 생산과 음식의 완성을 한 흐름 안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또한 주민 참여형 김장 나눔 행사와 관내 소외계층을 위한 김장김치 전달 계획은 농촌 체험의 결과가 지역사회 나눔으로 이어지는 지점을 보여준다. 주민의 제안으로 마련된 예산이 주민의 참여를 이끌고, 다시 이웃을 위한 나눔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현장에서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흙을 만지고 모종을 심었으며, 지역의 우리 밀로 반죽부터 면 만들기까지 체험했다. 밭과 음식체험교육장을 오간 하루 동안 참가자들은 먹거리가 만들어지는 여러 단계를 직접 확인했다.
작은 배추 모종에서 시작된 교육은 재배와 수확, 김장과 나눔으로 계속된다. 농촌의 계절과 작물의 성장 속도에 맞춰 주민들이 다시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지속적인 참여형 교육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세동농촌체험휴양마을 위치
체험이 진행된 세동농촌체험휴양마을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세동로 488에 있다. 배추 모종 심기는 세동의 밭에서 진행됐으며, 우리 밀 손칼국수 만들기는 마을 음식체험교육장에서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