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테미오래 도지사공관, 공간의 재개관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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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테미오래 도지사공관, 공간의 재개관을 기다리며

대전 테미오래의 도지사공관이 오랜 보수공사를 마치고 내년 봄 재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살롱 드 테미오래’라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데, 이 프로그램은 근대건축과 근대문화에 관한 강연과 시대별 살롱 다과를 통해 참여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살롱 드 테미오래’는 역사, 공감, 미래, 문화 네 가지 테마로 11월 28일부터 12월 6일까지 이어졌습니다. 첫 강연에서는 근대도시 대전의 탄생과 공간구조, 건축에 대해 다뤘으며, 두 번째 강연은 ‘대전 건축 여행’의 저자 김예슬 작가가 진행했습니다.

김예슬 작가는 주말을 여행자처럼 보내기 위해 건축 여행을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오래된 공간이 품은 시간과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일상 가까이 있는 근대건축을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합니다. 강연에서는 『대전 건축 여행』을 중심으로 대전만의 독특한 근현대 건축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강연은 테미오래 7호 관사에서 열렸습니다. 이 공간은 과거 ‘테미살롱’이라는 이름으로 방문객을 위한 쉼터와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었으나, 현재는 새로운 프로그램 준비를 위해 운영을 잠시 중단하고 강연 및 전시 연계 프로그램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강연 당일, 7호 관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으며, 살롱의 의미에 맞게 조명은 낮추고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해 참여자들이 편안하게 강연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살롱’은 프랑스어로 ‘거실’ 또는 ‘방’을 뜻하며, 17~18세기 프랑스에서 정기적인 사교 모임을 의미했습니다. 단순한 사교를 넘어 문학, 예술, 철학 등 지적 대화와 토론, 취향과 문화를 공유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테미오래가 도지사 공간과 관사촌을 시민과 함께 문화예술 공간으로 개방한 취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응접실 같은 공간에서 다과를 즐기며 대전 근대건축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살롱 다과에 사용된 식기는 여상희 작가가 제공했습니다. 여 작가는 대전 재개발 지역 기록 작업을 오랜 기간 해온 작가로, 사라져가는 공간과 물건, 기억을 수집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1930~1950년대 다방 메뉴를 참고해 ‘경성다방’이라는 테이블을 꾸며 당시 도시문화 속 티타임을 재현했습니다.

김예슬 작가의 강연은 근대건축을 통해 대전의 시간을 거슬러 걷는 여행과 같았습니다. “건축여행은 한 번도 쓰인 적 없는 소설을 가장 먼저 읽고, 만들어진 적 없는 영화를 가장 먼저 관람하는 일”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옛 영화 속 대전 풍경을 감상하며 대전부청사, 한밭복싱체육관, 대전여중, 대흥동성당, 대흥동 뾰족집 등 도시 곳곳의 근현대 건축물을 소개했습니다.

작가는 각 건축물에 깃든 역사와 그곳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참여자들을 시간 여행에 초대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낯선 시선”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하며, 도시를 경험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과거의 이야기와 역사를 돌아보는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대전의 근대건축과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고, 시민들이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장소: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로205번길 32, 테미오래 7호 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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