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이응노미술관 겨울 전시 풍성

대전 이응노미술관, 겨울철 특별전과 지역 작가 프로젝트 동시 개최
맑고 차가운 겨울빛이 대전을 감싸는 이 계절, 이응노미술관에서는 2025년 지역 작가 프로젝트인 〈아트랩 플러스〉 전시와 함께 고암 이응노의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이응노, 문자로 엮은 추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두 전시는 이응노미술관의 깊이 있는 기획력과 지역 예술 생태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자리로,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문자추상’으로 본 이응노의 예술 여정
이번 특별전은 조선 말기 문인화 전통에서 출발해 일본과 유럽을 거치며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 고암 이응노의 예술 세계를 ‘문자추상’이라는 핵심 주제로 재조명한다. 전시는 이응노의 작품을 단순한 추상미술로만 보지 않고, 그가 이상적인 회화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하며, 서예와 회화가 한 뿌리임을 강조하는 동아시아 미학과 서양 추상미술의 융합을 시대별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이로써 관람객들은 이응노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와 예술적 시선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
2025 아트랩 플러스, 대전 지역 작가들의 현재와 미래
〈아트랩 플러스〉는 2017년부터 이어져 온 지역 작가 지원 프로젝트로, 대전 지역 시각예술의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올해 선정된 여섯 명의 작가는 김명준, 나현진, 송인혁, 오승언, 이창수, 이하영으로, 모두 대전 출신이거나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각자의 독특한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왔다.
- 김명준 작가는 일상의 장면을 독특한 색채감으로 재해석하며, 현실과 감정의 미묘한 결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 나현진 작가는 전통 한국화 기법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자연과 마음의 흐름을 표현한다. 먹의 농담이 만들어내는 깊은 정서가 겨울 전시장과 어우러진다.
- 송인혁 설치 작가는 공간을 조형 요소로 활용해 도시와 인간의 관계, 일상의 구조를 낯설게 재배치하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 오승언 작가는 회화 속에 ‘시간의 레이어’를 담아내며, 색의 쌓임과 벗겨짐을 통해 인간 내면의 흔적을 표현한다.
- 이창수 설치 작가는 일상의 재료를 활용해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탐구하며, 질감과 빛,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전시장 곳곳에 배치한다.
- 이하영 작가는 자연의 움직임과 시간의 흐름을 미묘한 색의 층위로 표현하며, 부드러운 붓결 속에 감정의 결을 담아낸다.
특히 이창수 작가의 파리 형상 해골 작품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강렬하게 드러내며, 존재의 허무함과 생명의 끝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깊은 울림을 전한다.
미술관의 확장된 비전과 관람 안내
이응노미술관은 이번 〈아트랩 플러스〉를 통해 청년 중심의 기존 ‘아트랩 대전’에서 중견 작가까지 아우르는 구조로 확장하며, 세대 간 교류와 지역 미술 생태계의 유기적 네트워크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술관이 지역 예술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는 2025년 12월 2일부터 12월 25일까지 이응노미술관에서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에는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로,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인근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도 함께 추천
전시 관람 후에는 가까운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방문도 권장된다. 일반에 잘 공개되지 않는 소장품과 현재 공개 중인 DAM 소장품 하이라이트, 영상 작품 일부를 통해 색다른 미술 경험을 할 수 있다. 겨울철 미술관 나들이로서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이응노미술관은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7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서 겨울철에도 활발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