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리동 골목에서 만난 늦여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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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리동 골목에서 만난 늦여름 풍경

처서가 지나면서 계절의 변화가 시작되었지만, 올해는 여전히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대전 대덕구 중리동의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며 만난 늦여름의 풍경은 뜨거운 햇볕 속에서도 계절이 조금씩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책은 중리근린공원 공영주차장 인근 골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주차장을 지나 주택가 안쪽으로 들어서자 낮은 담장과 벽면을 따라 벽화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습니다. 중리동에는 학교 담장을 중심으로 여러 벽화가 조성되어 있는데, 특히 중원초등학교 인근에서는 2018년 한밭대학교 봉사동아리 학생들과 충남대, 대전생활과학고 학생 등 60여 명이 참여한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이 있었습니다. 대덕구 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하고 대덕구가 벽면 정비를 지원한 이 벽화들은 어린 왕자와 여우 등 동화 속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벽화 중에는 ‘지금 너의 모습이 너여서 아름답다’라는 문구가 있어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갔을지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입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벽화의 색은 점차 바래고 벽면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낡은 벽화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동시에 이 골목이 지나온 시간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중리중학교 인근 벽화는 2023년 중리동 주민자치회 생활환경분과가 참여해 새롭게 꾸며졌습니다. 고래, 나비, 천사 날개 등 밝고 생동감 있는 이미지가 더해져 오래된 벽화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래된 그림과 새로 그려진 그림이 한 동네에서 시간을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벽화를 따라 걷다 보면 주택 마당의 과실수에서 대추, 석류, 무화과가 여름 햇살을 받아 익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뜨거운 날씨에도 나무들은 제철을 잊지 않고 열매를 키워내고 있어 늦여름의 정취를 더합니다.

골목길을 벗어나면 중리전통시장이 나타납니다. 1988년 생필품과 과일, 채소, 생선을 판매하는 장바구니 시장으로 시작한 이곳은 현재도 식품, 수산물, 의류, 잡화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지역 생활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장 안은 활기찬 분위기로 상점마다 물건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고, 상인과 손님들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특히 중리전통시장은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도 운영 중입니다. 네이버 동네 시장 장 보기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전통시장이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리동 골목의 벽화와 익어가는 열매, 그리고 전통시장은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며 동네의 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서가 지났지만 여전히 무더운 날씨 속에서 중리동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늦여름의 풍경을 만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주요 장소 및 주차장 정보
중리제2공영주차장: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 372-30
중리시장제3공영주차장: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 363-23
중리시장공영주차장: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 386-3
중리근린공원공영주차장: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 388-17
중리전통시장: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북로37번길 26
중리근린공원: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로41번길 28
중리중학교: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로 85
중리동 골목에서 만난 늦여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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