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시간, 명작이 되다

Last Updated :
손끝의 시간, 명작이 되다

오랜 세월 반복하고 다듬은 숙련기술이 하나의 작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자수의 한 땀과 붓글씨의 한 획, 꽃 한 송이의 위치에는 재료를 이해하고 정확하게 다루기 위해 쌓아온 시간이 담겼다.

대전광역시가 주최한 제17회 대전 2026 대한민국 명장·장인전이 2026년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대전예술가의집 전시실 1호·6호·7호·8호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대전광역시 명장·장인협회와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가 함께한 이번 전시는 여러 분야의 숙련기술을 작품과 전시물로 소개했다.

전시장에는 서예·석공예·목공예·자수처럼 오랫동안 이어진 기술과 함께 자동차 정비·요리·식품제조·화훼장식·헤어·의상디자인 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가 폭넓게 자리했다. 전통적인 손기술부터 현대 산업과 생활문화에 활용되는 기술까지 한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통 소재에 더해진 장인의 손길

서예와 민화, 자수 작품은 같은 전통 소재도 표현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분위기를 나타냈다. 글씨의 흐름과 그림의 색채, 자수의 문양에는 분야별로 축적된 기술이 세밀하게 드러났다.

권선유 우수숙련기술자의 자수 작품과 한복에서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촘촘한 문양과 정교한 손길이 선명하게 보였다. 천 위에 이어진 무늬와 화려한 한복의 구성은 작은 부분을 반복해 완성하는 자수 기술의 특성을 보여줬다.

석공예와 목공예 작품도 전시장을 채웠다. 단단한 돌은 부드러운 형태를 갖춘 작품으로 다듬어졌고, 나무는 구조와 쓰임을 갖춘 정교한 가구로 완성됐다. 서로 성질이 다른 재료를 이해하고 형태를 만드는 장인의 기술이 작품의 표면과 구조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자동차 정비도 숙련기술

자동차 정비 분야에서는 분해된 전기차 관련 부품과 자동차 내부 구조가 전시됐다. 복잡하게 맞물린 부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배치해 자동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다루는 정비 기술의 성격을 보여줬다.

자동차 정비 역시 오랜 경험과 반복을 바탕으로 완성되는 숙련기술이라는 점이 전시물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자동차 부품을 활용해 제작한 시계 작품도 함께 공개돼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부품이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줬다.

음식에 담긴 조리와 상품화 기술

요리와 식품제조 분야에서는 작은 접시 위에 구성된 음식과 제품 형태의 전시물이 관람객을 맞았다. 접시에 놓인 요리는 색과 모양, 재료의 위치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구성됐다.

갈비와 불고기, 국밥처럼 익숙한 음식은 제품 형태로도 전시됐다. 이를 통해 음식이 완성되기까지 조리 기술뿐 아니라 일정한 형태로 상품화하는 과정에도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음식은 재료를 다루는 방식과 배치, 완성 형태를 중심으로 소개됐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음식도 숙련된 손길을 거치면 기술의 결과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전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꽃 한 송이의 자리까지 계산한 작품

화훼장식 공간에서는 주황색과 붉은색 꽃, 열매와 가지를 활용해 가을의 분위기를 표현한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꽃의 색과 크기뿐 아니라 가지가 뻗은 방향과 열매의 위치까지 전체 구성을 이루는 요소로 활용됐다.

작은 한옥을 중심에 두고 이끼와 꽃, 돌을 배치한 작품도 전시됐다. 한옥 주변의 재료는 크기와 높낮이를 달리해 하나의 장면을 만들었다. 꽃이 놓인 자리와 작품 안에 남겨둔 빈 공간까지 고려하는 화훼장식 기술이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화훼장식은 꽃을 단순히 모아 놓는 작업이 아니라 위치와 높이, 색, 여백을 함께 계산해 전체 장면을 완성하는 기술임을 보여줬다.

머리카락으로 표현한 자연의 색

헤어 분야에서는 머리카락의 흐름과 색을 활용해 물결과 계절의 분위기를 표현한 작품들이 이어졌다. 머리카락이 가진 결의 방향과 색의 차이가 작품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로 활용됐다.

박주화 천연 헤어 작품 초대전 자연, 머리카락에 물들다에서는 자연의 색을 헤어에 담은 작품이 소개됐다. 전시 작품에는 ‘희망여행’, ‘열정여행’, ‘추억여행’, ‘고요한여행’ 등의 이름이 붙었다.

각 작품은 머리카락의 흐름과 색채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분위기를 나타냈다. 익숙한 재료인 머리카락이 숙련된 기술을 만나 하나의 조형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전통 귀주머니를 키링으로

이번 전시는 완성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손을 움직여 숙련기술의 일부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패션디자인 분야 심연옥 우수숙련기술자의 전시 공간 앞에서는 귀주머니 키링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귀주머니는 양옆이 귀처럼 뾰족하게 나온 전통주머니 형태다. 체험에서는 작은 천에 실과 장식을 더한 뒤 끈을 연결해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크기의 키링을 완성했다.

파란색과 노란색 귀주머니에는 작은 구슬 장식이 더해졌다. 전통주머니의 모양을 유지하면서 가방에 달 수 있는 소품 형태로 구성됐다. 작은 장식을 차례로 연결하고 끈을 묶는 과정에는 손끝의 집중과 꼼꼼함이 필요했다.

짧은 제작 과정이지만 천과 실, 장식을 정확히 다뤄야 하나의 소품이 완성됐다. 옷 한 벌이나 작은 소품 하나에도 재료를 이해하는 기술과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작품 뒤에 쌓인 시간을 전시하다

전시실마다 분야와 재료는 달랐지만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었다. 돌을 다듬고 붓을 잡는 일, 실을 꿰고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는 일, 꽃과 머리카락의 결을 살리는 일 모두 오랜 시간 반복하며 다듬어온 기술을 바탕으로 했다.

이번 전시는 완성된 작품뿐 아니라 그 뒤에 축적된 시간과 경험을 함께 보여줬다. 먹고 입고 타고 사용하는 일상의 여러 영역에 숙련기술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다양한 전시 분야를 통해 드러났다.

대전광역시가 마련한 이번 명장·장인전은 명장과 장인, 우수숙련기술자의 기술을 시민들이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통 공예와 산업기술, 음식과 패션, 화훼와 헤어가 나란히 전시되며 숙련기술의 폭넓은 가치를 전달했다.

전시 장소

행사명제17회 대전 2026 대한민국 명장·장인전
기간2026년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장소대전예술가의집 전시실 1호·6호·7호·8호
소재지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32
주최대전광역시
참여 기관사단법인 대전광역시 명장·장인협회,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
손끝의 시간, 명작이 되다
손끝의 시간, 명작이 되다
손끝의 시간, 명작이 되다 | 대전진 : https://daejeonzine.com/6579
서울진 부산진 경기진 인천진 대구진 제주진 울산진 강원진 세종진 대전진 전북진 경남진 광주진 충남진 전남진 충북진 경북진 찐잡 모두진
대전진 © daejeonzine.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