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으로 만나는 아천서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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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으로 만나는 아천서회전

대전 중구 중앙로에 자리한 대전광역시 서예진흥원에서 제26회 아천서회전이 열리고 있다. 한문과 한글 서예는 물론 그림과 글씨를 함께 구성한 작품, 접시와 컵 같은 생활 소품에 글씨와 그림을 담은 작품까지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전시장에는 굵고 힘찬 획을 앞세운 작품과 작은 글씨가 여러 줄 이어지는 작품이 나란히 걸려 있다. 관람객은 글자의 뜻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획의 크기와 모양, 붓의 움직임, 먹의 흐름이 작품마다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할 수 있다.

26년간 이어진 회원전

제26회 아천서회전은 2026 대전 충청서예전시의 여섯 번째 전시로 마련됐다. 아천서회는 아천 인순옥 선생의 문하생들이 활동하는 서예단체다. 2001년 첫 전시를 시작한 뒤 해마다 회원전을 이어왔으며, 2026년 26회째를 맞았다.

회원들이 서예를 시작한 계기는 서로 다르다. 홍종희 총무는 아버지가 생전에 사용하던 붓과 서예 재료를 남긴 것을 계기로 붓을 잡았다. 처음에는 약 3년 동안 한글서예를 배운 뒤 혼자 글씨를 썼고, 이후 아천 인순옥 선생에게 약 5년 동안 한자서예를 배웠다고 설명했다.

홍 총무는 서예를 계속하는 이유로 나이가 들어서도 시간을 보내며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글씨와 마주하는 과정 자체가 회원들의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두 달에 걸친 작품 준비

회원들은 전시를 약 두 달 앞두고 본격적인 작품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글씨를 쓰고 작품을 정리한 다음 표구 등의 과정을 거쳐 전시장에 걸 수 있는 형태로 완성했다.

해마다 같은 서체만 반복하는 방식은 아니다. 기본 서체를 익힌 뒤 학습 단계에 따라 다른 서체를 배우고, 이를 작품 활동으로 연결한다. 이러한 과정은 전시장에서도 확인된다. 굵은 획을 중심에 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섬세한 작은 글씨를 여러 줄 배치한 작품도 있다. 한글 작품과 한문 작품이 함께 전시돼 서체와 표현 방식의 차이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완성된 글씨 한 점에는 붓을 익히는 시간과 작품을 다듬고 표구하는 과정이 함께 담겨 있다. 서로 다른 크기와 흐름을 지닌 작품이 이어지면서 전시장은 회원들이 쌓아온 학습 과정과 개별적인 표현을 차분히 보여준다.

한자를 몰라도 보는 서예

한자를 잘 알지 못하는 관람객에게 서예 전시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글자의 뜻을 해석해야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천 인순옥 선생은 글씨를 읽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그림과 연결된 작품부터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갑골문과 종정문 등 옛 문자는 그림에 가까운 형태에서 출발한 경우가 있다. 그림 속에서 글자의 모습을 찾아보면 어린 학생이나 서예를 처음 접하는 관람객도 작품의 형태에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전시장에는 그림과 글씨를 한 화면 안에 구성한 작품도 마련됐다. 이 가운데에는 몽골 여행 중 그린 스케치를 바탕으로 완성한 작품도 있다. 여행지에서 본 장면을 그림으로 남긴 뒤 그 안에 글을 더해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관람객은 글자의 뜻뿐 아니라 그림과 글씨가 화면 안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한글과 생활 소품으로 넓힌 감상

한문 작품이 낯설다면 한글서예부터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한글로 쓴 작품이 함께 걸려 있어 익숙한 글자의 모양이 붓과 먹을 통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의 형태도 종이나 족자에만 머물지 않는다. 접시와 컵 등 생활 소품 위에 글씨와 그림을 표현한 작품도 전시됐다. 일상에서 접하는 물건과 서예가 만나는 모습을 통해 전통적인 글씨가 여러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글씨의 크기와 모양을 살피고 붓이 지나간 획을 눈으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서예 감상을 시작할 수 있다. 먹빛이 짙어지거나 옅어지는 부분, 획이 굵어지거나 가늘어지는 지점, 글씨와 여백이 이루는 구성을 차례로 살펴보면 작품마다 다른 인상을 확인할 수 있다.

아천서회전 관람 정보

전시명제26회 아천서회전
기간2026년 9월 28일 월요일부터 10월 2일 금요일까지
관람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장소대전광역시 서예진흥원
주소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19 대전테크노파크 7층
관람료무료
문의대전광역시 서예진흥원 042-710-2173

전시는 2026년 10월 2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문을 읽기 어렵다면 한글 작품이나 그림과 글씨를 함께 배치한 작품부터 살펴볼 수 있다. 글자의 의미보다 획의 굵기와 형태, 먹의 표현을 따라가며 감상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청년대표작가 전시로 이어져

제26회 아천서회전이 끝난 뒤 같은 장소에서는 2026 대전서예 청년대표작가 초대전이 이어진다. 앞서 진행된 2026 대전서예 청년대표작가 선발전을 통해 뽑힌 작가 15명이 참여한다.

선발전은 서예뿐 아니라 문인화, 서각, 전각 등 서예술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전광역시 서예진흥원은 청년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작품 발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초대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시명2026 대전서예 청년대표작가 초대전
기간2026년 10월 7일 수요일부터 10월 30일 금요일까지
관람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장소대전광역시 서예진흥원 전시실
주소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19 대전테크노파크 7층
참여작가15명
개최행사2026년 10월 7일 오후 2시 예정
문의대전광역시 서예진흥원 042-710-2173

대전광역시 서예진흥원에서는 10월 2일까지 아천서회 회원들의 한글·한문 서예와 그림, 생활 소품 작품을 선보이고, 10월 7일부터는 청년대표작가 15명의 작품 발표가 이어진다. 두 전시는 전통 서예의 다양한 표현과 서예술 분야의 작품 활동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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