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숨은 문화유산 탐방 코스

대전 동구 숨은 문화유산 탐방 코스
대전은 흔히 ‘과학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도심 곳곳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숨은 문화유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대전역 앞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에서 출발해 장승 신앙으로 이어지는 역사탐방 코스를 소개합니다.
1코스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 근대 금융건축과 수탈의 상징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현 다비치안경원)은 구 조흥은행 대전지점(현 신한은행), 구 동양척식 회사 대전지점(현 헤레디움)과 함께 대전역 인근에 위치한 근대 건축물입니다. 1937년 조선식산은행 대전지점으로 건립되어 광복 이후 한국식산은행에서 산업은행으로 개칭되었으며, 2005년 이후 현재의 다비치안경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석재 기단과 테라코타 장식, 팔각기둥이 어우러진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금융 지배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 등록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2코스 소제동 할머니·할아버지 장승 마을을 지킨 수호신
구 산업은행에서 도보 20분,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소제동 장승은 대동천 철갑교 인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소제동의 수호신으로 모신 돌장승이며, 매년 정월 14일 저녁에는 동네의 안녕과 질병퇴치를 기원하는 ‘소제동 당산제’가 대보름에 열립니다. 이 제사는 가가호호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 풍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3코스 대동 동광교 장승 하천을 지키는 장승문화
소제동에서 대동천을 따라 걷다 대동으로 이동하면 동광교 장승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동천 하류에 위치한 이 장승은 하천의 물길과 마을을 지켜온 돌장승으로, ‘석장승의 도시’라 불리는 대전 동구의 장승 신앙을 잘 보여줍니다. 매년 정월대보름 전날 대동 장승제가 열리며, 하천변 산책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명소입니다.
4코스 용운동 할머니·할아버지 장승 아파트 단지 속 옛 신앙
용운동 아파트 단지 인근에 자리한 ‘용방이 장승’으로도 불리는 용운동 할머니·할아버지 장승은 전염병으로 마을 아이들이 목숨을 잃던 시절, 한 도인이 용맥의 기운을 눌러 흉사를 막기 위해 탑과 장승을 세웠다는 전승이 전해집니다. 원래 마을 어귀에 탑과 함께 있었으나 현재는 장승만 남아 아파트 단지 내에 분리되어 자리하고 있습니다. 생활 공간 속에 자리한 문화유산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대전 동구, 숨은 문화유산의 길
이번 코스는 대전역 앞 근대건축에서 출발해 장승 신앙을 엿볼 수 있는 여정입니다.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 소제동 장승, 대동 동광교 장승, 용운동 장승으로 이어지는 길은 반나절 만에 걸을 수 있는 알찬 역사탐방 코스입니다.
과학도시로만 알려진 대전 속에 숨겨진 문화유산을 직접 걸으며, 우리 도시가 지닌 역사와 삶의 깊이를 다시금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장소 | 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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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치안경 보청기 대전역점 | 대전광역시 동구 중앙로 198 |
철갑교 | 대전광역시 동구 소제동 |
동광교 | 대전광역시 동구 대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