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속 도로시의 여정, 대전서 만나다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국내 최초 개방형 수장고
대전시립미술관은 국내 공립미술관 중 최초로 개방형 수장고인 열린수장고를 운영하며, 소장품을 중심으로 작가의 세계를 깊이 있게 조망하고 관람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열린수장고는 대전 서구 둔산대로 155에 위치해 있으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기획전 《깊고 깊은 숲으로: 도로시의 원더링》 개최
2026년 3월 3일부터 8월 17일까지 열린수장고에서 대전 지역 청년 작가 스텔라 수진의 기획전 《깊고 깊은 숲으로: 도로시의 원더링》이 진행 중입니다. 이번 전시는 2022년 미술관이 수집한 ‘생명의 나무 1&2(2021)’를 중심으로, 도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회화의 서사적 가능성을 확장해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조명합니다.
작가와의 대화, 작품 세계 심층 탐구
3월 7일 오후 2시 열린 작가와의 대화에서는 스텔라 수진 작가와 한남대학교 진혜윤 교수가 함께 전시 작품과 작가의 작업 세계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텔라 수진은 디지털 이미지, 패션, 자연의 형상을 교차시키며 현대 사회에서 생명과 신체가 어떻게 ‘설계된 대상’으로 변화하는지를 탐구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 속 존재들은 자연적으로 태어난 생명이라기보다 인간의 미적 기준과 기술적 개입을 통해 조형된 이미지에 가깝습니다.
전시 주제와 구성
전시는 17세기 말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벌어진 ‘세일럼 마녀재판’에서 출발합니다. 당시 네 살이었던 소녀 도로시 굿은 어머니를 마녀재판으로 잃고 자신도 옥중에 갇혔던 실존 인물입니다. 스텔라 수진 작가는 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도로시의 이후 삶을 상상하며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도로시가 깊은 숲속에서 다양한 존재와 만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정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전시 관람 안내
관람객은 회색, 파랑, 초록, 보라색 네 가지 벽 색을 따라 작품을 감상하면 전시의 서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회색 벽에는 2021년 시작된 마녀 시리즈와 샤를 페로의 우화 ‘당나귀 가죽’ 관련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파랑 벽에서는 도로시가 늑대 무리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과 친구와 세상으로 나아가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초록 벽에는 도로시가 숲의 중심에서 거대한 생명의 나무 플라타너스와 마주하는 모습, 숲속 동물과 교감하는 어린 존재들의 순간, 아이들이 갈참나무 위에서 매와 친구가 되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다이아나’ 작품에서는 도로시가 철학적 지성을 상징하는 남성 두상을 딛고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보라색 벽에서는 도로시가 개인의 기억과 신화적 상징이 중첩된 꿈의 세계에 도달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마지막으로 ‘생명의 나무 1&2’ 작품은 도로시가 생과 사가 순환하는 거대한 세계의 축과 마주하는 장면을 담아내며, 작가가 처음 구현한 ‘마녀소녀’ 형상을 통해 이번 전시와 이후 작업의 중요한 서사적 출발점을 보여줍니다.
전시장 입구와 전시 의미
전시장 입구는 나무 몸통을 상상한 큐브 형태로 꾸며져 있어, 관람객이 지하 전시장으로 이어지는 깊은 숲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기록이 멈춘 네 살 도로시의 삶에서 깊은 숲속에서 주체적인 존재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내며, 8월 17일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이번 주말,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에서 스텔라 수진 작가의 《깊고 깊은 숲으로: 도로시의 원더링》 전시를 관람하며 역사와 상상, 그리고 현대적 시각이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