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문화원서 만난 대전 역사 창작극

서구문화원서 만난 대전 역사 창작극
지난 7월 24일 금요일 저녁, 대전 서구 탄방동에 위치한 대전서구문화원 공연장에서 마당극패 우금치의 창작극 ‘적벽대전’이 관객과 만났다. 이 공연은 대전 서구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공연과 전시, 문화강좌 등을 접할 수 있는 지역 문화공간인 대전서구문화원에서 진행되었다.
공연 시작 전, 6층 공연장 로비에서는 공연 안내와 예매 확인이 이루어졌으며, ‘적벽대전’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관객들이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관객들이 공연에 대한 기대와 다짐을 적어 붙일 수 있는 ‘PRE-NOTE’ 공간도 운영되어 참여형 문화 체험의 의미를 더했다.
이 작품은 2020년 옛 충남도청사 마당에서 대규모 공연으로 선보인 이후, 이번이 두 번째 극장 공연이다. 대전서구문화원 공연장은 별별마당 우금치 관용극장보다 무대와 객석 규모가 커, 음향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맨 뒷자리에서도 배우들의 대사가 또렷하게 전달되었다. 무대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배우들의 집단적 움직임과 조명, 영상 효과가 어우러져 작품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적벽대전’은 중국 고전소설 삼국지의 전투를 연상시키는 제목과 달리, 대전의 현대사를 다룬 창작극이다.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전후의 혼란 속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겪은 삶과 이별을 중심으로, 특히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의 역사를 미순과 영철 가족의 이야기, 인형과 탈, 노래와 몸짓으로 무대 위에 재현한다.
공연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를 기다리던 가족과 갑작스레 사라진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비극이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깊이 있게 전달한다. 배우가 어린아이 인형을 품고 등장하는 장면은 잃어버린 가족과 되돌릴 수 없는 어린 시절을 상징하며, 탈은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희생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라이브 음악과 영상, 조명이 어우러진 무대는 평화로운 마을과 공포에 휩싸인 역사 현장을 교차하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이미 한 차례 관람한 관객도 다시 한 번 작품의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움직임에서 새로운 감동을 경험했다.
이번 공연은 대전을 대표하는 공연 단체가 지역의 역사 이야기를 지역 문화공간에서 시민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전서구문화원 아트홀은 넓은 객석과 우수한 음향 시설로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며, 공연 전후 포토존과 관객 참여 공간을 통해 문화 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했다.
공연을 마친 후에도 관객들은 포토존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무대 위에서 시작된 기억과 질문이 일상 속에서도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마당극패 우금치의 ‘적벽대전’은 과거의 비극을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잊힌 이름을 되살리고 남겨진 슬픔을 함께 바라보며 오늘날 평화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대전서구문화원의 다음 공연 역시 지역 역사와 예술이 만나 시민과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서구문화원 아트홀
대전광역시 서구 계룡로553번길 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