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래동 고인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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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래동 고인돌의 시간

대전 대덕구 비래동에는 수천 년 전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삶과 장례 문화를 보여주는 고인돌이 남아 있다. 대덕 비래동고인돌은 땅속에 무덤 공간을 만들고 그 위에 거대한 덮개돌을 올린 개석식 고인돌이다.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시대를 돌의 구조와 출토 유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대덕구에 남은 청동기시대 무덤

고인돌은 커다란 덮개돌을 이용해 만든 무덤이다. 당시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던 사람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으며, 형태에 따라 탁자식과 기반식, 개석식 등으로 구분된다.

비래동고인돌은 이 가운데 개석식에 해당한다. 지상에 무덤방이 드러나는 방식이 아니라, 땅속에 돌로 매장주체부를 마련한 뒤 그 위를 큰 덮개돌로 덮은 구조다. 겉으로는 하나의 거대한 돌처럼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조성한 매장 공간이 자리하고 있었던 셈이다.

현재 비래동고인돌 2기가 대전광역시 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문화유산 지정일은 1997년 11월 7일이다.

고속도로 확장공사에서 확인된 유적

비래동고인돌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계기는 1997년 발굴조사였다. 당시 유적이 경부고속도로 확장공사 구간에 포함되면서 충남대학교박물관이 조사를 진행했다.

발굴 결과 비래동 일대에서 모두 3기의 고인돌이 확인됐다. 계단식 논 주변에서 2기가 조사됐고, 고속도로 건너편 구릉 정상부에서도 1기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현재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관리되는 고인돌은 2기다.

공사 과정에서 확인된 세 기의 고인돌은 비래동 일대가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공간이었음을 보여주는 고고학 자료가 됐다.

비파형 동검이 보여준 역사

발굴조사에서는 고인돌의 구조뿐 아니라 조성 시기와 성격을 살필 수 있는 유물도 나왔다. 특히 1호 고인돌에서는 비파형 동검을 비롯해 돌화살촉과 붉은간토기가 출토됐다.

비파형 동검은 중국 동북지역과 한반도에서 주로 발견되는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유물 가운데 하나다. 비래동고인돌에서 확인된 요령식 동검은 금강 유역의 고인돌에서 처음 발견된 사례로 알려져 고고학적 의미가 크다.

출토 유물의 형태를 종합하면 비래동고인돌은 대략 기원전 7세기에서 기원전 6세기 무렵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동검과 돌화살촉, 붉은간토기는 당시 사람들이 사용한 도구와 생활용품을 이해하는 자료이자, 유적의 연대를 살피는 근거가 된다.

덮개돌에 남은 성혈

비래동고인돌을 이해할 때 덮개돌 표면에 남아 있는 성혈도 빼놓을 수 없다. 성혈은 바위 표면에 작은 구멍처럼 파인 흔적을 말한다.

2호 고인돌의 덮개돌에는 16개의 성혈이 불규칙하게 새겨져 있다. 1호 고인돌의 덮개돌에서도 여러 개의 성혈이 확인됐다. 거대한 덮개돌과 그 표면에 남은 작은 구멍들은 서로 다른 규모로 눈에 들어오지만, 모두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행위와 관련된 흔적이라는 점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혈은 풍요와 다산을 기원한 의식과 관련된 흔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그 의미를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점은 성혈이 당시 공동체의 신앙과 생활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자료라는 사실이다.

돌무덤에서 읽는 공동체의 모습

비래동고인돌은 오래된 돌무덤만을 보여주는 유적이 아니다. 개석식 구조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무덤을 만들었는지 알려주고, 비파형 동검과 돌화살촉, 붉은간토기는 당시 사용된 물품의 모습을 전한다. 덮개돌에 남은 성혈은 장례와 의례, 신앙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문자가 아닌 돌과 유물로 역사를 확인해야 하는 청동기시대에는 발굴 자료 하나하나가 중요한 기록이 된다. 비래동고인돌은 무덤의 구조와 부장 유물, 덮개돌의 흔적을 한자리에서 연결해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대덕구 일대에서는 비래동고인돌 외에도 청동기시대의 생활 흔적을 보여주는 여러 유적이 확인됐다. 이는 이 지역이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 공간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대덕구도 비래동고인돌을 당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주요 유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비래동고인돌 핵심 정보

구분내용
유적 이름대덕 비래동고인돌
시대청동기시대
추정 조성 시기기원전 7세기에서 기원전 6세기 무렵
고인돌 형식개석식 고인돌
발굴 확인 수량3기
지정 관리 수량2기
문화유산 지정일1997년 11월 7일
주요 출토 유물비파형 동검과 돌화살촉, 붉은간토기
주요 흔적덮개돌 표면의 성혈
소재지대전광역시 대덕구 비래동

수천 년 전 삶을 마주하는 장소

비래동의 거대한 덮개돌은 화려한 장식 없이 청동기시대의 시간을 전한다. 유적을 바라볼 때 돌의 크기에만 주목하기보다 그 아래에 마련됐던 무덤 공간과 주변에서 나온 유물, 표면에 남은 성혈을 함께 살피면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오늘날 남아 있는 한 덩이의 돌은 당시 사람들에게 무덤이었고, 공동체의 의례가 이루어진 장소였으며, 삶과 죽음을 대하는 생각이 담긴 흔적이었다. 비래동고인돌은 익숙한 도시 공간 가까이에 오래된 역사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덕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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