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이 살리는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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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이 살리는 대전

줄어든 유실 유기 동물과 남은 과제

대전의 유실·유기 동물 발생 건수는 최근 몇 년 동안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대전동물보호사업소 자료에 따르면 발생 개체는 2023년 1,734마리에서 2024년 1,593마리, 2025년 1,438마리로 줄었다. 2026년 1월부터 9월까지 집계된 개체는 925마리다.

그러나 발생 건수의 감소만으로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구조된 동물이 원래 보호자에게 돌아갔는지, 새로운 가족을 만났는지, 장기적인 치료와 보호가 필요한 상태인지까지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구분유실·유기 동물 발생주인 반환분양
2023년1,734마리722마리567마리
2024년1,593마리611마리526마리
2025년1,438마리410마리535마리
2026년 1월부터 9월925마리329마리324마리

대전동물보호사업소가 밝힌 대전시의 반려동물 입양률은 35%다. 소유자에게 돌아간 비율까지 더하면 다른 시·도와 비교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보호 동물의 나이와 건강 상태, 성격, 입양 희망자의 생활환경과 준비 정도에 따라 입양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발생 수가 줄어든 흐름을 이어가려면 구조 이후의 반환과 입양, 치료와 적응 지원까지 촘촘하게 연결해야 한다. 질병 치료 후 회복 기간이 필요한 동물이나 사람과 다시 관계를 맺는 사회화 과정이 필요한 동물은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까지 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입양 전 정보와 입양 후 지원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호 동물의 실제 성격과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리는 과정이 중요하다. 입양 희망자 역시 충분히 고민한 뒤 주거 형태와 가족 구성, 돌봄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 등 자신의 생활 여건에 맞는 동물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입양이 결정된 뒤에도 지원은 이어져야 한다. 새로운 공간에 들어간 동물이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민과 보호 동물을 적절하게 연결하고 구조된 동물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입양 지원체계의 역할도 여기에서 커진다.

보호 현장에서는 몇 차례 분양 공고를 거친 뒤에도 가족을 만나지 못한 동물들이 생활하고 있다. 구조될 당시 상처를 입었거나 학대를 경험한 동물은 시설에서 보호하는 것만으로 회복 과정이 끝나지 않는다. 치료와 돌봄을 거쳐 건강을 회복하는 동시에 사람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

보호 현장에서 확인한 입양의 가치

2014년 8월부터 대전동물보호사업소에서 일한 박진원 사양관리사는 학대받은 반려견 사례를 특히 안타까운 경험으로 꼽았다. 반면 골절이나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치거나 중상을 입은 동물을 보호하고 치료한 뒤 상태가 좋아져 입양까지 이어졌을 때는 큰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보호 동물은 관리번호를 기준으로 구분된다. 번호에는 건강 상태와 구조 과정, 행동 특성, 보호 이력 등이 연결돼 있다. 각각의 동물은 서로 다른 사연과 상태를 지닌 채 치료와 돌봄을 받고 새로운 가족을 기다린다. 따라서 보호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안락사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박진원 사양관리사는 반려동물에 관한 올바른 지식과 교육, 생명이 다할 때까지 책임지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양과 반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보호시설의 수용 여건이 동물의 생명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락사를 줄이는 핵심은 입양과 책임

유실·유기 동물 문제를 다룰 때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 가운데 하나는 안락사다. 모든 보호 동물이 입양되거나 원래 보호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며, 보호시설이 수용할 수 있는 개체 수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전동물보호사업소의 내부 방침에 따르면 안락사는 보호센터의 수용 가능 개체 수를 초과할 때 시행된다. 이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태가 고려된다.

  1. 사람에게 공격 성향을 보이는 개체
  2. 다른 개체를 공격하는 개체
  3. 질병이 있는 개체

나이가 어리고 온순하며 입양 가능성이 높은 개체는 비교적 오래 보호하기도 한다. 보호시설의 여건과 각 동물의 상태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유기 동물 입양이 활성화되면 안락사 대상이 되는 개체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호 동물과 시민을 잇는 입양 지원체계를 확대하고, 입양 이후의 적응 과정까지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

다만 안락사를 줄이는 출발점은 반려동물을 버리지 않는 데 있다.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기 전 충분히 준비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가 요구된다. 학교에서도 동물에 대한 책임감과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의 대처법 등 동물 관련 교육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도 제시됐다.

보호시설의 노력만으로는 유실·유기 동물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어렵다. 동물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하고 생명을 책임지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시민과 동물이 함께한 동물 사랑 큰 잔치

2026년 10월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대전시청 남문광장 앞 보라매공원에서는 ‘2026 동물 사랑 큰 잔치’가 열렸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반려동물과 시민이 한 공간에서 생명 존중의 가치를 나누는 자리가 됐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견강 프로젝트’를 부제로 내건 행사는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한 민·관·학 협력 사업으로 추진됐다.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과 대전시수의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해 동물복지 증진과 책임 있는 반려문화 확산에 힘을 보탰다.

공원에서는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운동회와 게임에 참여했고, 시민들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동물에 관한 지식을 접했다.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인 설채현 수의사의 특별 강연과 질의응답도 진행돼 반려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움직이는 시민들의 모습 속에서 행사는 생명 존중과 공존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환기했다.

반려동물 문화는 동물을 키우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시민도 공원과 거리, 대중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동물과 마주한다. 반려인은 목줄 착용과 배설물 처리, 다른 사람과 동물을 배려하는 행동을 익혀야 하며 비반려인에게도 동물의 특성과 행동을 이해할 기회가 필요하다.

축제의 의미는 반려동물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동물에 대한 책임과 배려를 일상에서 실천하고, 한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일이 무엇을 뜻하는지 함께 생각하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향한 대전의 과제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입양 지원체계를 넓히는 정책과 책임 있는 양육 문화가 함께 가야 한다. 보호 동물의 성격과 건강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고, 입양자가 자신의 환경에 맞는 동물을 신중하게 선택하도록 도우며, 입양 이후 적응까지 지원하는 연결 구조가 필요하다.

유실·유기 동물 발생 건수의 감소는 긍정적인 변화다. 이제는 반환과 입양의 질을 높이고 장기간 보호가 필요한 동물의 회복을 지원하는 일로 정책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대전시와 관련 기관의 협력, 보호 현장의 노력, 시민의 책임 있는 태도가 맞물릴 때 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기반도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관련 장소

  • 보라매공원
    대전광역시 서구 탄방동 589
  • 대전동물보호센터
    대전광역시 유성구 금남구즉로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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