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수밋들 마을, 이야기와 함께 걷다

대전 서구 정림동 수밋들 마을 여행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는 봄날, 대전 서구 정림동에 위치한 수밋들 마을을 찾았다. 이 마을 여행은 서구청이 주관하는 지역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단순한 산책을 넘어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를 해설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참여한 코스는 총 세 가지 마을 여행 코스 중 하나인 ‘수밋들 바람길 여행’으로, 참가자들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친 후 수밋들 마을 해설사 김덕천 선생님의 안내를 받으며 여행을 시작했다.

김덕천 해설사는 먼저 수밋들 마을 이름의 유래를 설명했다. ‘숲 밑에 있는 들판’을 뜻하는 ‘숲밑들’이 발음의 편의를 위해 ‘수밋들’로 변형되었으며, 이 이름이 마을의 평화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설사님의 말 중 “기적은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대지 위를 딛고 걷는 것”이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빠르게 걷기보다는 천천히 마을의 숨결을 느끼며 산책하는 시간이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수밋들 마을은 매년 벚꽃 축제가 성대하게 열리는 곳으로, 약 15,4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어르신 인구 비율이 높은 점도 이 마을의 특징으로,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정겨운 동네임을 보여준다.

마을을 따라 걷다 보면 갑천변에 펼쳐진 벚꽃길과 함께 1932년에 건설된 오래된 다리를 만날 수 있다. 이 다리는 과거 논산에서 서대전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였으나, 현재는 주민들의 산책로로 활용되고 있다. 6.25 전쟁 당시 연합군과 북한군 간의 치열한 전투 중 폭파 위기를 겪은 역사적 장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현재는 인근에 새로 놓인 가수원교 덕분에 아름다운 야경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다리 건너편에는 오래된 느티나무와 능수버들이 자리해 있어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해설사님은 버드나무가 물가에 심으면 넘어져도 다시 살아나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스피린의 원료로도 쓰이는 이 나무가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수밋들 마을 여행은 단순한 도보 여행을 넘어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소중한 시간이었다. ‘수밋들 바람길 여행’ 외에도 ‘수밋들 어울림 여행’, ‘수밋들 습지길 여행’ 등 다양한 코스가 운영 중이며, 각 코스마다 다른 주제와 풍경을 담아 여러 번 방문해도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2025년 4월 3일부터 6월 4일까지 ‘수밋들 벚꽃투어 마을 여행’이 진행될 예정이니, 봄날의 따뜻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벚꽃이 흩날리는 길과 함께 수밋들 마을의 이야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