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헤레디움 ‘디토와 비토’ 전시, 이분법 경계 넘다

대전 헤레디움 ‘디토와 비토’ 전시, 이분법 경계 넘다
대전 동구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에서 2025년 3월 15일부터 8월 17일까지 특별 기획전 ‘Ditto and Veto(디토와 비토)’가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예술 전시를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분법적 사고를 해체하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시는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현대미술 매체를 통해 ‘같다(Ditto)’와 ‘거부하다(Veto)’라는 상반된 개념 사이에 존재하는 복합적인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통해 단순한 찬반 구도를 넘어 그 사이의 ‘사이’를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입장을 성찰할 기회를 갖게 된다.
전시장 입구에는 별도의 야외 매표소가 마련되어 있으며, 매표소 내에서는 전시 관련 굿즈도 판매 중이다. 관람객들은 표를 구매한 후 인근 물품보관소에 큰 가방을 맡기고 전시 공간으로 입장한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6시 30분이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일이다.
‘디토와 비토’ 전시는 총 5개의 주제 섹션으로 구성되어 정치, 사회, 젠더, 소비문화, 인간 존재 등 다양한 현대 사회의 이슈를 포괄한다. 전시 기획자는 ‘디토’를 동의와 유사함, ‘비토’를 반대와 저항으로 해석하며, 이 둘을 대립하는 개념이 아닌 상호작용하는 개념으로 제시한다.
전시에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앤디 워홀의 ‘전기의자(Electric Chair)’ 시리즈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해 이미지의 반복성과 익숙함 속에 숨겨진 사회적 무감각을 꼬집는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만화적 캐릭터와 강렬한 색채로 대중문화와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현대 소비사회의 속도감과 피로를 표현한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는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폐TV를 활용한 설치작품은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장 미셸 오토니엘은 유리 구슬과 금속을 활용해 사랑과 상처, 치유와 회복을 시각화하는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나라 요시토모는 단순한 선으로 그린 아이들의 얼굴을 통해 인간 내면의 상처와 저항의 정서를 담아내며, 보는 이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관람객들은 입구에서 배부되는 리플렛에 포함된 QR 코드를 통해 작품 설명을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어두운 전시장 환경에서도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리플렛은 종이 대신 웹 기반으로 제공되어 친환경적이며 정보 전달력이 뛰어나다.
‘디토와 비토’ 전시는 관람객에게 단순한 감상을 넘어 스스로의 입장을 묻고, 이분법 너머의 다양한 시선을 경험하게 하는 철학적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대전에서 이처럼 수준 높은 현대미술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점은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큰 의미를 지닌다. 현대미술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방문해볼 만한 전시다.
전시 정보
장소: 대전 헤레디움 (대전 동구 대전로 735)
기간: 2025년 3월 15일 ~ 8월 17일
관람 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입장 마감 오후 6시 30분)
휴관일: 매주 월·화요일
관람료: 성인 15,000원 / 청소년 12,000원 / 어린이 9,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