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담긴 삶의 이야기, 정영숙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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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통해 전하는 생명의 메시지, 정영숙 개인전 '나에게 꽃'

가을이 깊어가는 9월 말,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위치한 갤러리 메르헨에서는 정영숙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 '나에게 꽃'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진행되며, 작가가 꽃을 바라보며 느낀 삶과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피어난 다양한 꽃들이 캔버스 위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활짝 핀 꽃뿐 아니라 아직 봉오리를 맺은 꽃, 그리고 시들어가는 꽃까지, 각기 다른 생애의 순간을 포착한 작품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영숙 작가는 꽃을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녀의 눈에는 꽃봉오리부터 만개한 꽃, 그리고 시들어가는 꽃까지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지닌 생명체로 다가온다. 작가는 "꽃이 우리 인간의 생로병사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찮아 보이는 잡초조차도 소중한 생명임을 표현하고 싶어 사랑을 담아 그렸다"고 전했다.

전시장에서는 흔히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꽃의 모습뿐 아니라, 평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독특한 형태의 꽃들이 중심을 이룬다. 특히 맨드라미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꽃의 다양한 형태를 세밀하게 관찰해 추상적인 조형물처럼 표현한 점이 눈길을 끈다. 작가는 "맨드라미는 형태가 일정하지 않고 구석구석 관찰할수록 다양한 모습이 나타난다"며 "때로는 독특하고 무섭게 느껴지는 모습까지 포착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작품 속 꽃들은 화면을 가득 채울 만큼 크게 그려져,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존재들을 다시금 주목하게 만든다. 꽃 주변에는 산과 달, 강물, 나뭇가지 등 현실 풍경이라기보다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배경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산과 달이 등장하는 작품에 대해 작가는 "꽃이 크고 혼자 있는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는 의견이 있어, 꽃의 친구로 달과 산을 그려 따뜻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선시대 자수 실크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선보인다. 강물 위에 꽃이 핀 가지가 드리워진 모습은 실제 풍경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지만,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펼쳐진다.

정영숙 작가의 작품에서 돋보이는 또 하나의 특징은 부드러운 붓질이다. 꽃잎의 결을 강하게 강조하기보다 부드럽게 이어가는 표현법은 꽃을 더욱 편안하게 바라보게 한다. 작가는 "꽃은 딱 각이 서 있는 경우가 드물어 부드럽게 그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표현은 화려하면서도 강렬하지 않은, 잠시 멈춰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작가는 꽃을 통해 결국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가장 화려한 순간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듯,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존재나 시들어가는 순간에도 각자의 가치가 있음을 전한다. 작가노트에는 "세상의 조연이 아닌 온전한 주인공으로 가장 찬란하게 빛나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전시를 천천히 둘러보면 꽃의 생애와 사람의 삶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인다. 피어나고 성장하며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지나 다시 변화하는 과정이 작품 속에 녹아 있다. 작가는 관람객에게 "그냥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감상하라"며 "작품에 대한 정해진 답은 없고, 각자의 이야기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을의 문턱에서 만나는 정영숙 작가의 '나에게 꽃' 전시는 화려한 꽃뿐 아니라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않았던 꽃의 다양한 모습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관람객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꽃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자신의 삶과 닮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명나에게 꽃
작가정영숙
기간2026년 9월 30일 ~ 10월 6일
장소갤러리 메르헨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대덕초등학교 앞)
주차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395-10)
꽃에 담긴 삶의 이야기, 정영숙 개인전
꽃에 담긴 삶의 이야기, 정영숙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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