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의 길에 새긴 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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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의 길에 새긴 단심

2026년 10월 10일, 따뜻한 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대전 중구 어남동과 무수동 일대에서 역사와 전통문화를 잇는 국가유산 탐방이 진행됐다. 2026 생생 국가유산 활용사업 ‘단재의 길, 그 위에 서다’의 세 가지 테마 가운데 두 번째 테마인 ‘책에 새긴 단심’ 2회차 프로그램이다.

국가유산청과 대전광역시, 대전 중구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대전문화유산울림이 주관한 행사에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약 25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생애와 독립운동 활동을 살펴보고 전통 목공예, 농촌체험, 마을 역사 탐방과 환경보호 활동을 차례로 경험했다.

단재의 생애를 따라간 첫걸음

일정은 오전 9시 30분 대전근현대사전시관 앞에서 시작됐다. 한자리에 모인 참가자들은 대전 중구 어남동에 있는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지로 이동했다.

단재기념관인 단재헌에서는 신채호 선생의 생애와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살펴봤다. 참가자들은 전시 내용을 눈으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션지를 작성하며 주요 내용을 하나씩 정리했다. 어린이와 성인이 자료를 함께 살피는 가운데 단재의 삶과 활동을 이해하려는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기념관 관람을 마친 뒤에는 복원된 생가를 둘러봤다. 전시 자료와 생가 공간을 함께 살펴보는 과정은 역사적 인물의 생애를 구체적인 장소와 연결해 이해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조선혁명선언을 이어 쓰다

생가지에서는 ‘조선혁명선언’ 릴레이 쓰기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차례로 글을 이어 쓰며 선언에 담긴 독립운동의 의지를 되새기는 체험이었다.

한 사람이 완성된 글을 받아 적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참가자가 릴레이로 문장을 이어 갔다. 단재가 책과 글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정신을 직접 쓰는 행위와 연결한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부분을 살피며 체험에 집중했다.

전통 목공예로 만든 나무 독서대

다음 일정에서는 대전광역시 무형유산 소목장 보유자인 방대근 장인을 만났다. 소목장은 전통 목가구를 제작하는 장인으로, 방대근 보유자는 오랫동안 전통 목공 기술을 이어오고 있다.

참가자들은 방대근 소목장의 지도에 따라 나무 독서대를 만들었다. 독서대 형태로 다듬어진 나무 재료에 사포질을 하고 글씨와 그림을 더해 각자의 작품을 완성했다. 어린이와 성인 모두 나무 표면을 정성스럽게 다듬었고, 같은 재료로 시작한 독서대는 참가자들의 표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완성됐다.

책과 글로 민족의식을 일깨웠던 단재의 정신을 책을 받치는 독서대 제작과 전통 목공예로 연결한 체험이라는 점이 이번 일정의 특징이었다.

월정전통공예연구소에서 본 소목 기술

독서대 제작 후에는 방대근 소목장의 공방인 월정전통공예연구소를 견학했다. 참가자들은 연구소에 전시된 여러 목가구와 실제 작업에 사용하는 도구를 살펴봤다.

특히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의 짜임과 이음만으로 제작하는 전통 목가구의 구조가 소개됐다. 참가자들은 완성된 가구의 형태와 세부 결합 부분을 가까이에서 살피며 전통 목공 기술의 정교함을 확인했다.

단재의 역사와 독립정신을 살펴본 뒤 전통기술이 이어지는 현장을 방문하면서, 오전 일정은 대전 중구에 남아 있는 역사문화유산과 무형유산을 함께 만나는 흐름으로 구성됐다.

무수동 농촌마을의 계절 밥상

오전 일정을 마친 참가자들은 무수동 농촌체험마을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무수동에서 생산된 계절 농산물을 활용해 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지역에서 난 식재료로 차린 밥상이 놓이자 참가자들은 오전에 경험한 단재의 역사와 목공예 체험을 이야기하며 식사를 이어갔다. 마을에서는 무수동에서 수확한 고구마도 참가자들에게 선물로 제공했다.

유회당 종택에서 들은 마을 이야기

식사 후에는 무수동 유회당 종택 앞에서 마을의 유래와 역사를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어 참가자들은 길을 걸으며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줍깅’ 활동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집게와 봉투를 들고 마을길을 천천히 이동하며 눈에 띄는 쓰레기를 수거했다. 국가유산과 마을 환경을 함께 돌보는 활동으로, 문화유산을 아끼는 마음을 일상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는 순서였다.

환경정화 활동을 마친 뒤에는 유회당과 삼근정사를 둘러봤다. 참가자들은 무수동에 남아 있는 전통 건축과 문화유산을 살펴보며 공간의 특징을 확인했다.

정자에 둘러앉아 마을 어르신에게 무수동의 역사와 옛이야기를 듣는 자리도 이어졌다. 안내판이나 책에 정리된 정보뿐 아니라 마을 주민이 전하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참가자들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동안 정자 주변에는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소망과 글귀로 마무리한 하루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이 소원지에 각자의 소망을 적고 서로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이야기했다. 이날 작성된 소원지는 다음 해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함께 태울 예정이다.

인두화로 글귀를 새긴 나무 펜던트 가운데 마음에 드는 문구를 직접 골라 가져가는 체험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여러 글귀를 살펴본 뒤 각자 간직하고 싶은 문장을 선택했다. 자신이 고른 글귀를 되새기며 이날의 역사문화 탐방을 정리하는 순서였다.

역사와 전통기술을 연결한 국가유산 활용

이번 ‘책에 새긴 단심’은 2026년 5월 23일 진행된 1회차에 이어 마련된 두 번째이자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독립정신을 배우는 일정에서 출발해 전통 목공예와 농촌체험, 마을 역사 탐방, 환경보호 활동까지 한 흐름 안에 담았다.

대전 중구 어남동과 무수동은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지와 유회당 같은 역사문화유산을 비롯해 전통기술이 이어지는 무형유산 현장까지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참가자들은 전시 자료를 살펴보고, 글을 쓰고, 나무를 다듬고, 마을길을 걸으며 국가유산을 여러 방식으로 경험했다.

국가유산청과 대전광역시, 대전 중구가 마련한 이번 사업은 국가유산을 현장에서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가을날 단재의 발자취를 따라 진행된 일정은 대전 중구의 역사와 문화, 전통기술과 농촌마을의 이야기를 한 자리에서 살펴보는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사단법인 대전문화유산울림이 주관한 생생 국가유산 활용사업은 다음 해에도 선정됐다.

주요 장소 정보

장소위치와 내용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지대전 중구 어남동에 있으며 복원 생가와 단재기념관 단재헌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월정전통공예연구소대전 중구 어남동에 있는 방대근 소목장의 공방으로 전통 목가구와 작업 도구가 전시돼 있다.
유회당대전광역시 중구 무수동에 자리한 문화유산이다.
무수천하마을대전광역시 중구 운남로85번길 5 다목적회관에 자리한다.
단재신채호 기념관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귀래길 242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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