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향제줄풍류, 우암사적공원서 가을 선율 울리다

대전 무형유산 대전향제줄풍류 정기연주회 현장
9월 초, 대전 동구 우암사적공원 이직당에서는 대전광역시 무형유산 제23호로 지정된 '대전향제줄풍류'의 정기연주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고즈넉한 한옥과 푸른 잔디, 청명한 가을 하늘이 어우러진 이 공간에서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양금 등 다양한 전통 국악기의 깊은 울림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줄풍류의 전통과 의미
줄풍류는 가야금과 거문고 같은 현악기를 중심으로 연주되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사랑방 음악입니다. 빠르고 화려한 음악과 달리 천천히 흐르는 선율 속에서 각 악기의 깊은 소리를 음미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음악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수신'과 바른 풍속을 만들어 가는 '교화'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대전향제줄풍류의 역사와 보존
대전향제줄풍류는 대전 지역에서 전승된 고유한 줄풍류로, 1914년 이경호 선생이 정리한 악보 '금쟁고'를 바탕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1992년 창립된 대전향제줄풍류보존회는 전통 가락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데 힘써왔으며, 그 결과 2026년 대전광역시 무형유산 제23호로 지정받았습니다.
연주회 주요 무대와 곡 소개
- 풍류치음·세령산: 연주 시작 전 악기 조율과 마음 가다듬기를 위한 곡으로, 느리고 장엄한 선율이 한옥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 도드리: '되돌아든다'는 뜻의 곡으로, 거문고와 가야금이 약 70박의 편안한 속도로 선율을 반복하며 전통 정악의 깊이를 전했습니다.
- 가곡 우락: 정가의 하나인 가곡 무대로, 긴 호흡과 절제된 창법으로 우리말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했습니다.
- 원장현류 대금산조와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대금의 독특한 울림과 가야금의 화려한 가락이 산조 형식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 샛별이 뜨지 않게: 전통 창법과 현대적 반주가 어우러진 창작곡으로, 밤이 길어지길 바라는 연인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 뒷풍류: 대전향제줄풍류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빠르고 경쾌한 장단으로 공연의 마무리를 활기차게 장식했습니다.
특별한 공연 분위기와 문화적 가치
이번 연주회는 한옥의 마루에 앉아 가까이에서 전통악기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공연 전 해설을 통해 악기와 음악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국악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자연의 소리와 한옥의 풍경, 전통악기의 울림이 어우러져 실내 공연장과는 다른 깊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대전향제줄풍류는 오랜 세월 지역 풍류객들이 지켜온 음악으로, 이번 공연을 통해 시민들과 다시 만나며 무형유산 보존과 전승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전 동구 우암사적공원은 아름다운 한옥과 자연 경관 속에서 전통문화 공연과 체험 행사가 이어져 지역 문화유산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