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헤레디움서 만나는 시오타 치하루의 기억

대전 헤레디움과 아트사이트 소제에서 펼쳐지는 시오타 치하루 개인전
대전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문화유산 헤레디움과 인근 아트사이트 소제에서 2026년 8월 30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시오타 치하루의 개인전 《기억의 빛 속으로(In the Light of Memory)》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국가등록 문화유산 제168호 헤레디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에서 진행되며, 근대 건축물의 고풍스러운 매력과 현대미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문화 예술 공간으로서의 면모를 선보인다.
헤레디움은 대전역에서 도보로 공구골목을 지나 소제동까지 이어지는 도심 속 예술 탐방의 출발점으로, 1922년에 지어진 웅장한 건축물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2026년 현재와 1922년의 시간을 교차하며 공간이 주는 묵직한 역사적 여운을 체감할 수 있다.
시오타 치하루 작가의 예술 세계와 전시 구성
시오타 치하루는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가로,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어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설치미술을 기반으로 조각, 소묘, 회화, 영상, 무대 디자인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공간 전체를 작품의 일부로 확장하는 독특한 전시 방식을 선보인다. 관람객이 작품 속에 직접 들어와 체험할 수 있는 참여형 전시가 특징이다.
헤레디움 전시 공간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에서는 거대한 붉은 실로 이루어진 설치 작품과 작가의 의도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영상실이 마련되어 있다. 붉은 실은 수많은 인연과 기억의 연결고리를 상징하며, 공간 안의 소재인 신발과 결합되어 관람객이 작품과 소통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2층에서는 실과 잉크를 활용한 평면 회화 작품과 사색적인 입체 구조물이 전시되어 작가의 세계관과 삶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다. 특히 '내면의 집' 연작은 열쇠, 램프, 시계 등 생활과 밀접한 소재를 통해 인간의 흔적과 기억을 표현하며, 익숙한 집의 형태를 낯설게 재해석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흰색 로프 숲에 빛을 투사한 '잊힌 것을 기억하며(Remembering the Forgotten)' 작품은 3차원 공간을 캔버스 삼아 색다른 전시 기법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아트사이트 소제에서 이어지는 특별한 체험
헤레디움 전시를 마친 후 인근 아트사이트 소제에서는 'The Home Within'이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집 모양의 메탈 프레임과 밧줄 사이에 수많은 메모와 드로잉이 이어져 있어, 관람객은 타인의 기억과 감정을 직접 체험하며 작품과 교감할 수 있다. 이 공간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관람객이 창작자가 되어 참여하는 독특한 전시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시오타 치하루 개인전은 대전 동구의 역사적 공간과 현대미술이 만나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로,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전시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