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 한폭에 모인 네 새

대전 도심을 흐르는 갑천은 시민들이 산책하는 공간인 동시에 다양한 텃새와 철새가 먹이를 찾고 쉬어가는 생태 공간이다. 유성구 문지동의 탑립돌보 탐조대에 서서 물가를 살피면 새마다 다른 생김새와 움직임을 가까이에서 비교할 수 있다.
왜가리와 쇠백로, 민물가마우지, 흰뺨검둥오리가 한 장면에 함께 들어온 모습은 갑천의 생태적 다양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몸집과 깃털 색은 물론 먹이를 구하는 방식도 서로 다른 네 종류의 새가 같은 하천을 생활공간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주민 참여로 개선한 탑립돌보 탐조대
탑립돌보 탐조대는 2022년 우리마을실험실 마을리빙랩 지원사업을 통해 개선됐다. 주민들이 의견을 모으고 설계와 디자인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새를 관찰하는 탐조 기능과 함께 시민들이 갑천의 자연을 바라보며 잠시 머물 수 있는 쉼터 기능도 갖춘 공간이다.
탐조대 주변에서는 민물가마우지와 쇠백로, 왜가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깝짝도요, 원앙 수컷 등이 관찰됐다. 같은 물가에 모인 새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와 방법으로 움직였다. 어떤 새는 얕은 물에서 먹이를 기다렸고, 어떤 새는 물속으로 잠수했으며, 작은 도요새는 돌과 모래톱을 빠르게 오갔다.
한곳에 모인 네 종류의 새
특히 눈에 띈 장면은 왜가리와 쇠백로, 민물가마우지, 흰뺨검둥오리가 한꺼번에 자리한 모습이었다. 네 새는 생김새부터 뚜렷하게 달랐다. 큰 회색빛 왜가리와 작은 흰색 쇠백로가 대비됐고, 검은색에 가까운 민물가마우지와 얼굴 무늬가 선명한 흰뺨검둥오리도 한자리에서 확인됐다.
이 장면은 갑천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물길에 그치지 않고 여러 종류의 새가 먹이를 찾고 휴식을 취하며 살아가는 생활공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장소에서도 몸의 크기와 색, 부리와 다리의 모양, 움직임을 차례로 살피면 각각의 새를 구분할 수 있다.
얕은 물을 지키는 왜가리와 쇠백로
왜가리는 몸집이 크고 전체적으로 회색빛을 띤다. 얕은 물가에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가 물고기나 작은 수서생물을 발견하면 빠르게 낚아챈다. 큰 몸집과 차분하게 먹이를 기다리는 행동이 두드러진다.
쇠백로는 왜가리보다 훨씬 작고 온몸이 흰색이다. 검은 부리와 검은 다리, 노란색 발이 주요 특징이다. 한자리에 오래 머무르는 왜가리와 달리 얕은 물을 부지런히 걸어 다니며 작은 물고기와 수서생물을 찾는다.
두 새는 모두 물가에서 먹이를 구하지만 크기와 색, 움직이는 방식이 뚜렷하게 다르다.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관찰하면 이러한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물속을 누비는 민물가마우지
민물가마우지는 검은색에 가까운 몸을 지녔다. 얕은 물을 걸으며 먹이를 찾는 백로류와 달리 물속으로 직접 잠수해 물고기를 잡는다. 잠수한 자리에서 제법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뒤 수면 위에 불쑥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물 밖에서는 날개를 활짝 벌리고 서 있는 행동이 자주 관찰된다. 이는 물에 젖은 깃털을 말리는 모습이다. 잠수와 이동, 날개를 펼치는 행동이 이어져 갑천 물가에서도 비교적 눈에 잘 띈다.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구별법
갑천에서 비교적 자주 만날 수 있는 흰뺨검둥오리도 관찰됐다. 뺨 부분이 밝고 눈을 지나는 검은색 선이 뚜렷하다. 검은 부리 끝이 노란색이라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함께 확인된 청둥오리 암컷은 색이 비슷해 처음에는 흰뺨검둥오리와 혼동하기 쉽다. 이때 얼굴과 부리를 자세히 보면 구별하기 한결 수월하다.
| 새 | 구별되는 특징 |
|---|---|
| 흰뺨검둥오리 | 밝은 뺨과 눈을 지나는 검은 줄, 노란색으로 보이는 검은 부리 끝 |
| 청둥오리 암컷 | 몸 전체에 퍼진 갈색 얼룩무늬, 주황색이나 갈색 바탕에 검은 무늬가 섞인 부리 |
비슷해 보이는 오리도 얼굴의 선과 부리 색, 몸의 무늬를 차례로 살피면 서로 다른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꼬리를 까딱이는 깝짝도요
물가의 돌과 모래톱에서는 몸집이 작은 깝짝도요가 먹이를 찾았다. 깝짝도요는 하천 가장자리를 빠르게 돌아다니는 작은 도요새다. 크기는 작지만 행동이 독특해 특징을 알고 나면 비교적 찾기 쉽다.
가장 눈에 띄는 행동은 몸의 뒤쪽과 꼬리를 계속 위아래로 까딱거리는 모습이다. 가만히 서 있을 때에도 이 움직임이 이어진다. 돌이나 모래톱 주변에서 작게 움직이는 새를 발견했다면 꼬리의 움직임을 살펴볼 만하다.
화려한 깃털의 원앙 수컷
원앙 수컷은 여러 새 사이에서도 화려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번식기의 수컷은 주황색과 붉은색, 자주색 등이 섞인 깃털을 지닌다. 특히 등에 부채처럼 솟은 주황색 깃털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선명한 색과 독특한 등 깃털 덕분에 원앙 수컷은 거리가 있는 곳에서도 다른 오리류와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큰고니
갑천 탐조에서는 계절에 따라 만날 수 있는 새가 달라진다. 겨울철에는 큰고니가 찾아온다. 큰고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겨울철새로, 북쪽 지역에서 번식한 뒤 겨울을 보내기 위해 우리나라로 이동한다.
탑립돌보를 포함한 갑천 일대에서는 큰고니가 꾸준히 관찰돼 왔다. 유림공원 근처 갑천에서도 큰고니가 확인된 바 있다. 아파트와 도로가 가까운 도심 하천에서도 몸집이 큰 겨울철새가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은 갑천이 여러 새에게 이용되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몸짓을 살피면 달라지는 갑천 풍경
처음에는 비슷해 보이는 새도 자세히 관찰하면 종마다 차이가 드러난다. 몸의 크기와 깃털 색, 부리와 다리의 모양을 확인하고 먹이를 찾는 방식과 움직임까지 살피면 구별이 쉬워진다.
- 왜가리는 얕은 물에서 움직임을 줄인 채 먹이를 기다린다.
- 쇠백로는 흰 몸과 노란 발이 눈에 띄며 물가를 부지런히 걷는다.
- 민물가마우지는 물속으로 잠수하고 밖에서는 날개를 펼쳐 깃털을 말린다.
- 흰뺨검둥오리는 얼굴의 검은 선과 노란색 부리 끝이 특징이다.
- 청둥오리 암컷은 갈색 얼룩무늬와 무늬가 섞인 부리로 구분할 수 있다.
- 깝짝도요는 몸 뒤쪽과 꼬리를 반복해서 위아래로 움직인다.
- 원앙 수컷은 여러 색이 섞인 깃털과 부채 모양의 주황색 등 깃털이 돋보인다.
한자리에서 서로 다른 새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탑립돌보 탐조대의 특징이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도심 가까이에서 갑천의 새와 하천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산책 중 잠시 속도를 늦추고 물가를 바라보면 평소 지나치기 쉬웠던 다양한 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탑립돌보 탐조대 위치
탑립돌보 탐조대는 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동 667-7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