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깨운 만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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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깨운 만돌린

대전 중구의 골목과 야구, 미술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은 기획전 ‘태양을 향해 던져라’가 2026년 9월 30일부터 10월 11일까지 열린다. 이번 대전중구미술축제에는 중구에 자리한 갤러리 10곳이 참여하며, 전시뿐 아니라 음악회와 미술 체험, 스탬프 행사도 함께 마련됐다.

축제의 부대행사인 ‘인사이트 갤러리 음악회’는 작품이 걸린 전시장에서 악기 연주와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는 몰입형 토크 콘서트로 진행됐다. 첫날 무대는 NC백화점 인근의 갤러리 다다에서 펼쳐졌다. 지하 1층에 자리한 전시장은 넓고 아늑한 분위기를 갖췄으며, 입구의 설치미술과 벽면을 채운 대형 작품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이끌었다.

공연을 앞둔 연주자들이 전시장 안에서 만돌린을 조율하는 동안, 객석에는 음악을 기다리는 차분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술 작품 사이에서 연주 준비가 이어지면서 갤러리는 전시장인 동시에 작은 공연장으로 변해갔다.

갤러리에 울린 만돌린

음악회는 플루티스트 허정인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이날 중심 악기는 ‘사랑스러운 만돌린’이었다. 공연 중 소개에 따르면 만돌린은 이탈리아 악기로, 중세 오페라 반주에 사용됐으나 이후 바이올린에 밀려난 역사를 지녔다.

한국에서 만돌린에 매료돼 이탈리아 유학까지 다녀온 연주자 김선영은 악기의 구조를 관객에게 설명했다. 만돌린은 모두 8개의 줄을 갖췄고, 두 줄씩 한 쌍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악기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설명을 통해 만돌린의 생김새와 소리가 만들어지는 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손가락을 빠르게 떨며 연주하는 트레몰로 주법이 시작되자 맑고 청아한 만돌린의 음색이 갤러리 안을 채웠다. 작품을 감상하던 시선은 자연스럽게 연주자에게 모였고, 전시장에 흐르던 공기도 한층 고요해졌다.

미술과 화음의 만남

첫 독주가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은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조용히 연주에 집중했다. 악기 소개와 연주가 연결되는 구성은 이 공연이 몰입형 토크 콘서트로 기획된 이유를 보여줬다. 단순히 곡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악기의 배경과 연주법을 이해한 뒤 소리를 마주하도록 짜인 무대였다.

이어 펠리체 만돌린 앙상블의 합주가 펼쳐졌다. 독주에서 또렷하게 드러났던 만돌린의 음색은 여러 연주자의 화음이 겹치면서 더욱 풍성해졌다. 각각의 선율은 하나의 흐름으로 모였고, 전시장 벽면의 작품과 음악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특히 샹송 메들리가 연주되자 아담한 갤러리는 프랑스 파리의 살롱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림을 바라보는 경험과 음악을 듣는 시간이 한 공간에서 겹치면서, 관객들은 서로 다른 예술 장르가 만날 때 생기는 깊은 울림을 마주했다.

이어지는 음악회 일정

날짜공연장소
2026년 10월 9일자연을 닮은 가야금정영복미술공간
2026년 10월 10일더 남Soul Cello 첼로로 그린 자화상이공갤러리

각 음악회는 골목에 자리한 미술 공간을 무대로 삼는다. 관객은 전시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가야금과 첼로 등 서로 다른 악기의 소리를 접할 수 있다.

유리 뒤에 놓인 작품

음악회가 끝난 뒤에는 갤러리 다다에서 작품을 전시한 오완석 작가와의 대화가 이어졌다. 이번 연작은 유리에 물감을 여러 겹 칠한 뒤 이를 뒤집어 보여주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일반적인 회화와 달리 관객은 유리 너머에 놓인 색과 형태를 마주하게 된다.

오완석 작가는 일곱 살 때부터 작가를 꿈꿨다고 밝혔다. 관객과 작품을 놓고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힘을 얻는다는 말도 전했다. 작가의 설명은 작품이 만들어진 방식과 작업을 이어가는 마음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 작품 가운데 2점은 2027년 넷플릭스 영화의 배경에 등장할 예정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갤러리에 놓인 작품이 향후 영상 속 공간과 어떻게 어우러질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골목에서 만나는 미술축제

이번 축제의 무대는 규모가 큰 미술관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대전 중구 골목에 자리한 작은 갤러리 10곳을 연결해 관람객이 여러 공간을 직접 찾아가도록 구성했다. 평소 위치를 알기 어려웠던 갤러리도 축제를 계기로 하나의 관람 동선 안에 들어왔다.

골목을 걸어 작품을 보고, 갤러리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미술 체험까지 이어가는 방식이 이번 축제의 핵심이다. 관객은 눈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귀로 연주를 들으며 손으로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예술을 여러 감각으로 접할 수 있다.

각 공간에는 서로 다른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수많은 미술의 흐름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을 만들기 위해 작업을 이어가는 작가들의 노력 역시 전시를 통해 드러난다. 전시와 공연, 체험을 함께 묶은 구성은 골목의 작은 갤러리를 보다 가까운 문화 공간으로 보여준다.

열 곳의 참여 공간

대전중구미술축제에는 다음 10개 공간이 참여한다.

  • 동양장 B1
  • 화니갤러리
  • 정영복미술공간
  • 이공갤러리
  • 우연갤러리
  • 문화공간 주차
  • 실비원서점
  • 꼬씨꼬씨
  • 갤러리 다다
  • 스페이스 테미

참여 공간들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다. 관람객은 한 곳의 전시만 보고 돌아가는 대신 중구 골목을 따라 이동하며 여러 갤러리의 작품과 공간 분위기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다섯 곳을 잇는 스탬프

축제에서는 참여 갤러리 가운데 5곳을 방문하는 스탬프 행사도 진행된다. 정해진 수의 갤러리를 둘러본 뒤 아누타 쇼케이스에서 굿즈로 교환하는 구성이다. 다만 휴일에는 굿즈 교환이 이뤄지지 않아 방문 일정에 따라 교환을 미뤄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스탬프 행사는 여러 전시 공간을 차례로 찾아가도록 돕는 장치다. 관람객은 도장을 모으는 과정에서 중구 골목을 누비고, 각 갤러리가 선보이는 서로 다른 예술 세계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전시와 장소 정보

전시 기간2026년 9월 30일부터 10월 11일까지
갤러리 다다대전광역시 중구 대종로501번길 9 지하 1층
아누타 쇼케이스대전광역시 중구 중교로 91-16

선선한 가을 골목을 따라 가까이 모인 전시장을 이동하면 미술과 음악이 만나는 축제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갤러리마다 다른 작품과 공간의 표정을 만나는 과정 자체가 이번 대전중구미술축제의 주요 관람 경험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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