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에 새긴 회복의 시간

유물과 창작물이 한자리에
대전 테미오래 1호 관사에서 기획전 ‘시간을 고치고, 기억을 잇다’가 열린다. 전시 기간은 2026년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이번 전시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한 유물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창작물을 함께 소개한다. 완성된 작품에 그치지 않고 제작 과정과 관련 자료까지 차례로 배치해, 유물이 창작자의 손을 거쳐 새로운 형태로 표현되는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의 중심 주제는 ‘회복’과 ‘복원’이다. 오랜 시간의 흔적을 지닌 유물을 먼저 확인하고, 그 유물에서 출발한 작품과 제작 기록을 이어서 보는 방식이다. 실제 유물과 창작물 사이의 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나 무엇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인지 이해하기 쉽다.
옛 관사의 방을 따라가는 전시
전시가 열리는 테미오래에는 충청남도지사공관을 중심으로 1호부터 9호까지 관사가 자리한다. 이번 기획전의 공간은 그중 1호 관사다. 입구에서 전시 안내를 확인한 뒤 관사 내부의 방을 차례로 이동하며 작품과 자료를 감상하는 구조다.
실내에는 나무 창틀과 마룻바닥이 남아 있다. 작품은 벽면과 창가, 전시대 등 서로 다른 위치에 놓여 있으며, 관람객은 한 공간의 전시를 살핀 뒤 다음 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오래된 관사의 구조와 유물이 품은 시간성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한다.
작품마다 알맞은 관람 각도도 다르다. 전시대 안의 유물은 가까이에서 표면을 확인할 수 있고, 가는 선으로 만든 작품은 가까운 거리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각각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철모를 활용한 작품은 외부뿐 아니라 내부까지 들여다봐야 세부 구성을 온전히 확인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창작 방식으로 되살린 유물
이번 전시에는 사나고, 하안 아뜰리에, 몽중다과, 탬미닛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3D펜과 가죽 공예, 음식 모형, 피규어 제작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유물을 새롭게 표현했다. 소재와 기법은 다르지만 모두 발굴된 유물을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창가에는 갈색 군화 한 켤레가 놓여 있다. 군화 옆에서는 신발을 만드는 과정이 담긴 사진과 설명을 함께 볼 수 있다. 가죽의 형태와 끈, 표면을 먼저 관찰한 뒤 제작 기록을 읽으면 완성품에 반영된 세부 요소를 보다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투명한 전시대 안에는 작은 손목시계가 전시돼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표면에 남은 흔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주변 설명은 해당 유물이 창작물과 연결되는 배경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작은 크기의 유물이지만 시간의 흔적을 직접 보여주는 전시물이라는 점에서 관람객의 시선이 머무는 공간이다.
흰색 전시대 위에는 가느다란 선을 겹쳐 물건의 윤곽을 표현한 작품들이 놓였다. 가까이에서는 선들이 이어진 구조가 드러나고, 거리를 두면 작품의 전체 형태가 또렷해진다. 벽면에는 작업 사진도 함께 배치돼 있어 창작자가 형태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다.
철모 안에 펼쳐진 작은 생활 장면
철모를 활용한 작품은 외부와 내부가 뚜렷하게 대비된다. 바깥쪽에서는 거친 표면과 구멍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시선을 낮춰 내부를 살피면 작은 인물과 탁자, 생활 소품으로 꾸민 장면이 나타난다.
정면만 바라볼 때는 내부 구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관람 위치를 바꿔 철모 안쪽까지 확인하면 작은 공간에 배치된 인물과 물건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유물의 외형과 그 안에 구성된 생활 장면을 함께 살펴보도록 만든 작품이다.
창가의 식탁에는 밥과 국, 여러 반찬을 표현한 음식 모형이 차려져 있다. 일상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한 끼 식사의 형태여서 군화나 손목시계, 철모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식탁 위에 놓인 안내는 음식 모형이 전시의 주제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보게 한다.
발굴과 신원확인 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전시장에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활동과 역할을 소개하는 아카이브 공간도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유해발굴과 신원확인 과정 등 전시에 등장한 유물의 배경을 확인할 수 있다.
창작자의 제작 기록이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면, 아카이브는 유물이 발견되고 그 배경을 확인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작품을 먼저 감상하고 관련 자료를 이어서 살펴보면 전시가 유물과 창작물을 함께 배치한 취지를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카이브에는 영상 자료와 자료집도 마련돼 있다. 영상으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활동 내용을 살펴보고, 비치된 자료를 통해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유물과 창작물, 제작 기록, 발굴 관련 자료가 서로 연결되면서 전시의 흐름을 완성한다.
설명과 작업 사진까지 함께 보는 관람
이 전시는 완성된 작품만 빠르게 보는 것보다 작품 옆에 놓인 설명과 작업 사진을 함께 읽을 때 내용이 더욱 선명해진다. 같은 물건이라도 실제 유물과 창작물, 제작 기록을 차례로 살펴보면 각각 다른 정보와 표현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을 고치고, 기억을 잇다’는 다양한 공예와 모형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활동까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이다. 테미오래 1호 관사의 여러 방을 따라 이동하며 유물에 남은 흔적과 창작자가 복원한 형태,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을 한 흐름으로 만날 수 있다.
전시 장소와 기간
| 전시명 | 시간을 고치고, 기억을 잇다 |
|---|---|
| 전시 기간 | 2026년 10월 1일~12월 31일 |
| 전시 장소 | 대전광역시 테미오래 1호 관사 |
|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로205번길 17 |
| 주요 내용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발굴 유물, 유물 기반 창작물, 제작 기록, 영상 및 아카이브 자료 |
| 참여 | 사나고, 하안 아뜰리에, 몽중다과, 탬미닛 |
테미오래 입구에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으나 공간이 넓은 편은 아니다. 관람 공간은 테미오래 1호 관사이며, 관사 내부의 방을 이동하면서 작품과 관련 자료를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