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청년의회 성공 조건

대전 청년이 직접 정책을 발굴하고 예산 심의에도 참여하는 대전청년의회가 2026년 29일 출범했다. 대전청년의회는 2027년 도입되는 청년참여예산과 연계해 청년이 제안한 정책을 실제 예산에 반영하기 위한 참여기구다.
대전지역 청년들은 그동안 대전청년내일재단의 대전청년정책네트워크인 대청넷을 중심으로 지역 청년의제를 발굴하고 정책을 제안해 왔다. 대전청년의회 출범에 따라 대청넷은 9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한다.
대청넷에서 대전청년의회로 전환하는 과정에 참여한 대전광역시의회 권인호 의원은 새 기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청년의원의 대표성과 전문성, 공공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청넷과 달라진 역할
대청넷과 대전청년의회는 청년이 직접 정책을 발굴하고 참여한다는 기본 방향을 공유한다. 가장 큰 차이는 대전청년의회가 정책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데서 더 나아가 청년참여예산을 직접 심의한다는 점이다.
참여 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도 변화다. 권 의원은 청년의원들이 다양한 청년을 대표해 활동하려면 인원 확대에 걸맞은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의견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예산 반영 가능성과 사업 실행 과정까지 살필 역량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95명 청년의원의 구성
제1대 대전청년의회 청년의원은 모두 95명이다. 공개모집 지원자 가운데 성별과 자치구, 사회적 배려 대상자 등을 고려해 최종 선발됐다.
청년의원들은 생애주기에 따라 진로탐색, 사회진입, 경력형성, 가족형성 등 4개 분과위원회에 나뉘어 활동한다. 2027년 시범사업이 시작되면 각 분과에서 청년정책을 발굴하고 제안하는 동시에 청년참여예산을 심의하게 된다.
권 의원은 이 과정에 앞서 체계적인 사전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년의원 선발 과정에서 사전교육 이수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실제 선발은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참여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는 대표성과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과 단체가 청년의원을 추천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공성을 지키는 세 가지 조건
권 의원은 대전청년의회가 안착하기 위한 조건으로 청년의원의 공적인 자세, 대전청년내일재단의 지원, 전문가와의 결합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 청년의원의 공공 의식
청년을 대표해 선발된 만큼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을 대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추첨으로 선발된 청년의원일수록 자신이 지역 청년 전체를 위한 공적 역할을 맡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전청년내일재단의 실행 지원
실제 실행기관인 대전청년내일재단은 공공성을 갖추면서도 참여 청년이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이 나오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전문가와 멘토의 결합
제안된 사업이 예산에 반영될 수 있는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기획해야 하는지 판단하려면 전문가나 멘토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청년의원의 의지만으로 정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참여자의 공공 의식과 지원기관의 사업 설계, 전문가의 실무 조언이 함께 작동해야 정책 제안이 실행 가능한 공공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취지다.
1년 임기와 중간 평가
청년의원 임기와 관련해서는 중간 평가 과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임기는 1년이며 1년간 연임할 수 있는 구조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향후 임기를 2년으로 두고 출석률과 활동 기여도에 따라 명확하게 평가하는 방향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년을 신뢰하고 지속적인 거버넌스 파트너로 바라본다면 1년의 임기는 지나치게 짧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임기를 늘리는 문제는 활동의 연속성과 책임 있는 평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정 기간 정책을 학습하고 사업을 설계한 뒤 실제 반영 여부까지 확인하려면 충분한 활동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으로 정리된다.
정책 반영률이 핵심 지표
대전청년의회 활동을 평가할 때는 정책 제안 반영률이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됐다. 권 의원은 평가 영역을 청년의원의 성장, 참여 활성화, 정책 완성도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평가 영역 | 주요 내용 |
|---|---|
| 청년의원 성장 | 활동 만족도와 참여 과정에서의 성장 정도 |
| 참여 활성화 | 청년의원의 출석과 참여, 활동 기여 수준 |
| 정책 완성도 | 제안 정책의 구체성과 실제 반영 가능성 |
청년 참여와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생애주기별 4개 영역과 대전지역 5개 자치구, 성별, 사회적 배려 요소를 반영한 구성의 성과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사회적 배려 대상 인원이 지속해서 참여하는지 살피고, 청년의회가 다양한 청년을 실질적으로 대표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의원이 직접 활동 만족도를 5점 척도로 평가하는 방법도 제안됐다. 참여자가 체감한 만족도와 불편 사항을 수치로 확인하면 운영 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를 구체적으로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적 중립과 민주시민교육
대청넷은 활동 과정에서 정치적·종교적·경제적 편향을 지양해 왔다. 대전청년의회 역시 공적 참여기구인 만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제시됐다.
다만 청년의원이 정책을 공부하고 지역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청년 정치인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권 의원은 민주시민교육이 장기적으로 민주정치학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는 정책을 기획하는 능력부터 정당을 구성하고 권력을 획득해 지역을 변화시키는 과정까지 배우는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독일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정치를 가르치고 있으며, 정치와 삶을 분리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밝혔다.
장기적으로 정치교육이 공공영역에서 다뤄질 필요가 있지만, 현재 공적 영역에서는 법에 따라 정치적·종교적 행위가 제한되는 만큼 대전청년의회도 정치적 중립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안을 넘어 공공사업 기획으로
정책을 제안하는 일과 실제 사업으로 기획하는 일은 분명히 다르다. 좋은 의견이라도 예산과 행정 절차, 이해관계자의 요구, 실행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지 않으면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대전청년의회에는 청년의원이 전문가와 멘토의 지원을 받아 공공사업을 직접 기획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 예산 반영과 실행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대전청년의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대표성을 갖춘 참여 구조와 전문교육, 객관적인 평가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청년의 공적 책임감, 대전청년내일재단의 실행 지원, 전문가의 실무 역량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청년참여예산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