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메르헨서 만나는 복과 우주

갤러리메르헨에서 펼쳐지는 두 전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위치한 갤러리메르헨에서는 서로 다른 주제와 표현 방식을 지닌 두 전시가 동시에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 그리고 인간의 삶과 우주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내며 특별한 예술 경험을 선사합니다.
임숙영 작가의 개인전 《우보만리》
메인 전시장에서는 임숙영 작가가 전통 채색화와 민화를 바탕으로 한 개인전 《우보만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가는 천연석채라는 자연에서 얻은 광물성 안료를 사용해 깊고 묵직한 색감을 구현하며, 길상과 기원의 의미를 작품에 담아냈습니다. 임 작가는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2022년 보문미술대전에서 민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전통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천연석채는 공작석, 천금석, 산호 등 자연 광물을 아교에 개어 비단이나 한지에 여러 겹으로 올리는 기법으로, 온도와 습도, 붓질의 강도까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작업이 까다롭습니다. 그러나 임 작가는 자연 안료만이 지닌 깊이와 질감을 고집하며, 그 결과 강렬하면서도 편안한 색채를 완성했습니다.
전시에는 아들의 취업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작품도 포함되어 있어, 민화가 단순한 그림을 넘어 가족과 삶에 대한 간절한 기도를 표현하는 매개체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정교한 책가도와 호랑이 병풍 등 길상과 벽사의 의미를 담은 작품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박동수 작가의 기획 초대전 《C€tte place-l》
전시장 내 별도의 공간에서는 박동수 작가의 기획 초대전 《C€tte place-l》이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 작가는 검은색과 흰색을 중심으로 한 추상적 회화와 입체 작품을 통해 우주와 시간, 공간,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표현합니다.
박동수 작가는 충남 서산 해미에서 작업하며, 6년 전부터 갤러리메르헨과 인연을 맺어 이번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2023년에는 프랑스 파리 국립 기메 동양예술박물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해 국제 미술계에서도 주목받았습니다. 기메박물관 전시에서는 달의 풍경과 우주의 기원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소개되었으며, 행성 충돌과 화산 폭발에서 영감을 받은 화면은 미시적 세계와 광대한 우주를 동시에 떠올리게 합니다.
박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색 대비를 넘어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지며, 혼돈 속에서도 질서를 탐구하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습니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자신의 시간과 공간, 존재에 대해 자연스레 성찰하게 됩니다.
두 전시가 전하는 메시지
임숙영 작가의 전통 민화와 박동수 작가의 현대 추상미술은 표현 방식과 주제는 다르지만, 결국 인간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공유합니다. 한쪽은 복과 행복을 기원하는 따뜻한 마음을, 다른 한쪽은 우주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묻는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두 전시를 한 공간에서 감상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삶의 소박한 바람과 우주적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관람객은 천연석채의 화려한 색채 속에서 일상의 행복을 떠올리고, 이어서 검은색과 흰색의 우주 공간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전시 정보 및 관람 안내
| 전시명 | 기간 |
|---|---|
| 임숙영 개인전 《우보만리》 | 2026년 9월 2일(수) ~ 9월 8일(화) |
| 박동수 기획 초대전 《C€tte place-l》 | 2026년 9월 2일(수) ~ 9월 15일(화) |
갤러리메르헨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대덕초등학교 앞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연구단지네거리 또는 대덕고등학교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편리합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전통과 현대, 그리고 인간과 우주를 아우르는 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깊은 예술적 경험을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