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도시가 만난 오대전

대전 원도심의 역사와 시민의 일상, 지역을 대표하는 친숙한 빵 브랜드가 청년들의 디자인 언어로 다시 펼쳐진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열리는 「오!대전 X 성심당 : Expansion(확장)」은 오!대전 프로젝트 10주년과 성심당 창업 7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공동 기획 전시다.
전시는 대전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원도심 골목에서 관찰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래픽, 포스터, 영상, 패키지 디자인, 굿즈 등으로 풀어낸 자리다. 익숙한 지역의 모습이 젊은 창작자들의 시선을 거치며 새로운 시각문화로 확장되는 과정을 한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역사와 오늘이 만나는 전시장
전시가 열리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옛 충남도청사에 조성된 역사·문화 공간이다. 근현대의 시간을 품은 건축물과 오늘날 시민의 생활을 이어주는 대전 원도심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시관 주변에는 오래된 건물과 골목, 음식점과 카페, 여러 문화예술 공간이 함께 자리한다.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감각이 나란히 놓인 원도심 특유의 풍경이 전시 주제와도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촬영지로 알려진 공간이라는 점도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이번 전시는 전시관 1층 3·4·5전시실에서 진행된다. 관람객이 전시장에 들어서면 성심당을 중심으로 전개된 여러 디자인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빵과 매장이라는 익숙한 소재는 도시의 문화, 기억, 언어와 결합하며 다양한 형식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10년 동안 기록한 대전 원도심
오!대전은 대전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학생들이 대전의 가치와 원도심의 이야기를 디자인으로 관찰하고 기록해 온 청년 지역 연구 프로젝트다. 학생들은 대흥동과 은행동을 비롯한 원도심 골목을 직접 살피며 오래된 가게와 거리 풍경,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에서 디자인 소재를 찾아왔다.
2016년 첫 정식 전시를 시작한 프로젝트는 해마다 관찰과 기록을 쌓으며 10주년을 맞았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축적한 지역 연구의 흐름을 바탕으로 성심당이 이어 온 나눔의 가치와 대전이라는 도시에 관한 생각을 함께 담아냈다.
작품의 표현 방식은 한 가지에 머물지 않는다. 거리에서 발견한 장면은 포스터와 그래픽으로 정리되고, 브랜드에 관한 생각은 영상과 패키지 디자인으로 구체화된다.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브랜딩 굿즈도 전시돼 디자인이 도시를 기록하는 여러 방식을 보여준다.
빵에서 도시의 기억으로
전시의 중심에는 대전 시민에게 익숙한 성심당이 있다. 학생들은 하나의 브랜드가 빵과 매장의 범위를 넘어 도시의 문화와 사람들의 기억으로 넓어지는 모습을 저마다의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친숙한 이름과 제품을 소재로 삼았지만 결과물은 단순한 소개에 그치지 않는다. 원도심 골목에서 발견한 감성과 성심당이 이어 온 가치,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기억이 작품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 지역 브랜드를 바라보는 일이 곧 대전이라는 도시의 생활문화와 정서를 살펴보는 과정으로 확장된다.
전시장에서는 그래픽과 포스터뿐 아니라 영상, 패키지, 의류와 소품 형태의 작품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소재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떤 시각 언어로 옮겼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관람의 한 방법이다.
관람객이 참여하는 빵 선거
이번 전시는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관람객이 직접 선택하고 참여하도록 구성됐다. 대표적인 체험은 재치 있는 설정을 더한 빵 선거 투표다.
- 기호 1번 앙꼬당의 튀김소보로
- 기호 2번 효모당의 호밀빵
- 기호 3번 시럽당의 딸기시루
관람객은 세 후보 가운데 마음을 사로잡은 빵에 직접 투표할 수 있다. 정해진 설명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선택과 반응 자체가 전시 경험의 일부가 된다. 익숙한 빵을 선거라는 형식과 결합한 구성이 전시장에 유쾌한 분위기를 더한다.
나의 외계인 유형 테스트와 퍼즐 맞추기 등 다른 체험 요소도 마련됐다. 작품 앞에서 관람객이 머무르고 손을 움직이며 내용을 살펴볼 수 있어, 전시의 주제와 디자인을 보다 능동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기능과 개성을 담은 튀튀빵빵
‘튀튀빵빵’은 빵 배송원이 착용하는 유니폼과 모자, 장갑 등을 디자인한 작품이다. 일터에서 실제로 필요한 물품을 디자인 대상으로 삼고 기능과 개성을 함께 담아냈다.
이 작품은 디자인이 보기 좋은 형태를 만드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는지 살피고, 필요한 기능을 고려하면서도 시각적 특징을 놓치지 않는 작업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성심당이라는 친숙한 소재가 학생들의 관찰을 통해 새로운 생활 디자인으로 바뀐 사례다.
충청도 말소리가 그래픽으로
지역의 언어를 시각예술로 옮긴 작품도 눈길을 끈다. 충청도 사투리의 소리 파형을 분석한 뒤 말소리의 특성을 색채와 높낮이를 지닌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평소 귀로 듣고 입으로 사용하던 지역의 언어가 전시장에서는 눈으로 감상하는 이미지가 된다. 말의 리듬과 억양이 시각적 형태로 바뀌면서 지역의 일상 언어도 디자인의 중요한 재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거창한 상징물이 아니라 시민이 매일 사용하는 말에서 대전과 충청 지역의 정체성을 발견했다는 점이 작품의 특징이다. 관람객은 익숙한 말소리가 색과 선을 갖춘 시각 작품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평범한 거리에서 발견한 대전
유명 관광지나 대표 명소가 아닌 시민의 일상을 담은 사진도 전시된다. 특별히 꾸민 장소보다 누군가의 생활 터전과 매일 오가는 길의 풍경에 시선을 맞췄다.
사진 속 골목과 거리는 평범하기 때문에 오히려 친근하다. 대흥동과 은행동 등 원도심을 직접 걸으며 발견한 장면들이 작품으로 이어지고, 관람객은 무심코 지나쳤던 도시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전시장 전체에는 지역의 오래된 기억과 청년 창작자들의 참신한 시선이 나란히 놓인다. 빵과 브랜드, 사투리와 골목, 일터의 옷과 시민의 사진처럼 서로 다른 소재가 대전이라는 공통된 공간 안에서 연결된다.
전시 관람 정보
| 전시명 | 오!대전 X 성심당 : Expansion(확장) |
|---|---|
| 전시 기간 | 2026년 10월 13일 화요일부터 10월 29일 목요일까지 |
| 관람 시간 |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 특별 운영 | 2026년 10월 25일 일요일은 건물 정전 작업으로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 |
| 전시 장소 | 대전근현대사전시관 옛 충남도청사 1층 3·4·5전시실 |
| 관람료 | 무료 |
| 주차 | 무료 |
| 시설 문의 | 대전근현대사전시관 042-280-2490 |
|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85 |
전시는 2026년 10월 29일까지 이어진다. 대전 원도심의 역사적 공간에서 지역 브랜드와 시민의 일상, 청년들의 디자인이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