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울린 다른 울음

Last Updated :
골목을 울린 다른 울음

대전 중구 원도심의 오래된 건물과 좁은 골목 사이에는 작은 공연장과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공연과 전시가 일상의 공간 가까이에서 이어지는 이곳은 지역 문화예술의 흐름을 만날 수 있는 장소다. 2026년 9월 28일 개막한 제17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는 원도심 곳곳을 연극 무대로 바꾸며 가을 문화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축제 무대 가운데 하나인 별별마당 우금치에서는 대전지족고등학교 연극 동아리 ‘샤우팅’이 준비한 연극 다르게 운다가 공연됐다. 청소년들이 배우뿐 아니라 음향과 조명까지 맡아 완성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뚜렷했다.

원도심에 자리한 별별마당 우금치

별별마당 우금치는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112번길 15에 있다. 대전을 대표하는 전통 마당극 전문 극단인 마당극패 우금치가 운영하는 전용 공연 공간이다.

이곳은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이는 무대인 동시에 지역 창작자들이 새로운 시도를 펼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배우고 서로 소통하는 사랑방 역할도 이어오고 있어, 생활권 안에서 지역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공연 당일 소극장 객석은 관객들로 채워졌다.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배우들의 표정과 목소리는 물론 작은 몸짓까지 또렷하게 전달됐다. 배우와 관객이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소극장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현장이었다.

티켓에는 3만 원이라는 금액이 표시돼 있었지만, 지족고등학교의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됐다. 관객들은 비용 부담 없이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꿈과 가족 사이에서 마주한 갈등

연극 다르게 운다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고등학생 지혜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은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며 자신의 현실을 견뎌 나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해외 연수라는 기회가 놓여 있다. 지혜는 자신의 꿈과 연결된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와 다시 마주한다. 갑작스러운 만남은 가족 사이에 쌓여 있던 문제를 드러내고 인물들의 감정을 흔든다.

꿈을 향한 기대와 가족을 둘러싼 현실이 한 무대에서 충돌한다. 청소년 배우들은 무거울 수 있는 가정 형편과 가족 갈등을 과장하기보다 인물의 고민과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며 이야기를 차분히 이끌었다. 청소년의 시선으로 풀어낸 고민은 작품 전반의 풋풋한 에너지와 맞물렸다.

청소년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 무대

대전지족고등학교 연극 동아리 샤우팅은 청소년들의 솔직한 시선과 고민을 연극으로 풀어내며 활동해 온 동아리다. 이번 무대에서도 학생들은 자신들과 가까운 세대의 현실을 직접 표현했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이 끝난 뒤 주인공 류지혜 역을 맡은 김소윤 학생을 비롯한 배우들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이어졌다. 공연을 이끈 배우들뿐 아니라 음향과 조명을 담당한 스태프도 모두 청소년이었다.

연기와 무대 운영의 전 과정을 학생들이 함께 완성했다는 사실은 이번 공연의 특별한 지점이었다. 등장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배우들의 호흡과 장면의 분위기를 뒷받침한 음향·조명이 한데 맞물리면서 한 편의 공연이 완성됐다.

프로 배우들의 숙련된 무대와는 다른 청소년 특유의 진솔함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언어와 감정으로 인물을 표현했고, 관객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그 움직임을 지켜봤다. 공연이 끝난 뒤 객석을 채운 박수는 무대 안팎에서 힘을 모은 학생들에게 향했다.

10월까지 이어지는 원도심 문화행사

지족고 샤우팅의 다르게 운다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제17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는 2026년 10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축제 공연은 대전 중구 원도심의 드림아트홀, 소극장 고도, 소극장 마당에서 계속된다.

공연장공개 연락처
드림아트홀드림아트홀 0507-1456-2311
소극장 고도소극장 고도 042-226-3861
소극장 마당소극장 마당 042-253-8300

같은 원도심에서는 2026년 10월 10일과 11일 대전 중구 북페스티벌이 열리고, 제2회 대전중구미술축제도 10월 11일까지 이어진다. 연극과 미술, 책을 아우르는 문화행사가 가까운 지역에 모이면서 원도심의 골목은 공연장과 전시장, 독서 문화 공간을 잇는 동선으로 확장된다.

오래된 건물과 작은 문화공간이 어우러진 대전 중구 원도심에서는 익숙한 골목 풍경 속에서 여러 예술 장르를 만날 수 있다. 제17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와 함께 청소년들이 완성한 다르게 운다는 지역 공연장이 창작자와 주민, 청소년을 연결하는 문화 기반이라는 점을 보여준 무대였다.

골목을 울린 다른 울음
골목을 울린 다른 울음
골목을 울린 다른 울음 | 대전진 : https://daejeonzine.com/6749
서울진 부산진 경기진 인천진 대구진 제주진 울산진 강원진 세종진 대전진 전북진 경남진 광주진 충남진 전남진 충북진 경북진 찐잡 모두진
대전진 © daejeonzine.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