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로 잇는 특별한 인연

주민과 함께 완성한 낭독극
2026년 8월 29일 토요일 오후 2시, 대전광역시 대덕구 동춘당로94번길 11에 있는 대덕구 공동체 지원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낭독극 ‘당신은 내게 특별한 사람입니다’가 열렸다.
낭독극은 배우의 목소리와 대사를 따라 인물과 장면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나는 공연이다. 화려한 무대 장치가 없어도 목소리에 담긴 감정과 표현을 통해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래동화를 각색한 작품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돌아보는 작품이 차례로 공연됐다. 낭독극의 의미를 설명하는 특별강연과 주민 참여 순서도 함께 마련됐다.
이번 공연은 ‘2026년 대덕구 좋은 마을 만들기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대덕 시니어 연대가 주최하고 대덕구와 대덕구 공동체 지원센터가 후원했다. 무대에 오른 작품은 전래동화를 새롭게 각색한 ‘방귀대장 며느리’와 ‘나의 특별한 사람은 누구일까?’ 등 두 편이었다.
관람에서 참여로 넓어진 무대
공연에 앞서 대덕 시니어 연대 이인애 대표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 대표는 대덕 시니어 연대가 그동안 낭독극 공연을 이어왔으며, 이번에는 관객이 공연을 보는 데 머물지 않고 낭독극의 매력을 함께 알아보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공연과 강연, 주민 체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관객은 먼저 배우들의 낭독을 통해 작품을 만났고, 이어 낭독극의 의미와 특징을 살펴본 뒤 마지막에는 직접 배역을 맡아 대본을 읽었다. 배우와 관객의 경계를 넓혀 주민이 이야기의 일부가 되도록 구성한 자리였다.
전래동화로 문을 연 첫 무대
첫 번째 작품은 전래동화를 재해석한 낭독극 ‘방귀대장 며느리’였다. 출연진은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인사를 나눈 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해설자의 낭독이 장면과 상황을 이어주고, 배우들이 각 인물의 목소리와 감정을 표현하면서 전래동화 속 이야기가 차례로 펼쳐졌다.
무대에는 해설과 며느리, 남편, 시아버지, 시어머니 등 여러 인물이 등장했다. 배우들은 대본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목소리의 높낮이와 말의 속도, 표정과 손짓을 더해 인물마다 다른 성격과 상황을 표현했다. 관객은 해설을 따라 장면을 떠올리고 배우들의 표현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방귀를 참아야 했던 며느리의 사연이 전개되면서 배우의 표정과 몸짓도 한층 풍성해졌다. 간단한 소품과 자연스러운 동작이 대사와 어우러져 익숙한 전래동화를 생동감 있게 되살렸다. 대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낭독극의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작은 움직임을 활용해 장면의 재미를 키웠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은 배우들의 목소리와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익숙한 이야기가 새로운 형식으로 전개되자 객석에서는 웃음과 공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배우의 표현과 관객의 반응이 맞물리며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장면을 그려낼 수 있는 낭독극의 매력이 드러났다.
목소리와 텍스트로 만드는 공연
첫 작품에 이어 연극배우이자 강사인 임은총 강사가 ‘낭독극이란 무엇일까?’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서는 목소리와 텍스트를 중심으로 무대를 만들어가는 낭독극의 의미와 특징을 소개했다.
강연은 낭독극이 단순히 대본을 소리 내 읽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살펴보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같은 문장도 목소리의 높낮이와 감정, 표정과 몸짓에 따라 다르게 전달될 수 있으며, 관객은 배우의 표현을 따라 보이지 않는 장면을 상상하게 된다. 임 강사는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낭독극만의 표현 방식과 매력을 함께 짚었다.
특별한 사람을 돌아본 두 번째 작품
특별강연이 끝난 뒤 두 번째 낭독극 ‘나의 특별한 사람은 누구일까?’가 시작됐다. 해설을 비롯해 사장, 부사장, 소피아, 선생님 등의 역할을 맡은 출연진이 목소리와 표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작품은 ‘나의 특별한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이 조금씩 드러났고, 관객들은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과 관계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돌아볼 수 있었다.
출연진은 대본의 문장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목소리의 강약과 표정, 작은 몸짓을 더해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했다.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고 관계를 이어가는 장면에서는 소품과 동작을 활용해 이야기의 흐름에 생동감을 보탰다.
서로를 마주 보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장면에서는 말로 모두 전하지 못한 마음이 행동으로 표현됐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다시 바라보고 서로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관객들의 따뜻한 박수가 이어졌다. 특별한 사람은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일상에서 마음을 주고받는 가까운 사람일 수 있다는 작품의 흐름이 무대 위 관계를 통해 전달됐다.
대덕구민이 직접 맡은 배역
두 작품의 공연이 끝난 뒤에는 대덕구민이 직접 낭독극 배우가 되어보는 참여 순서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방귀대장 며느리’ 대본을 받아 역할을 나누고, 출연진의 안내에 따라 낭독을 준비했다.
객석에서 배우들의 공연을 지켜봤던 주민들은 이번에는 대본을 직접 읽으며 인물의 목소리와 감정을 표현했다. 출연진과 함께 문장을 맞춰가고 각자 맡은 역할을 소리로 구현하면서 낭독극의 진행 방식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주민 참여 낭독은 관객이 수동적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단계를 넘어 이야기의 구성원이 되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같은 대본이라도 누가 어떤 목소리와 표정으로 읽느냐에 따라 인물과 장면이 달라질 수 있다는 낭독극의 특성을 직접 확인했다. 배우들은 참가자들이 역할에 맞게 대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안내하며 무대를 함께 완성했다.
목소리로 이어진 주민 소통
이날 무대에는 박순애, 이정애, 박태임, 김명순, 신용주 배우가 출연했다. 배우들은 목소리와 표정, 몸짓을 활용해 두 작품의 인물과 장면을 표현했다. 사회는 대덕 시니어 연대 이인애 대표가 맡았으며, 연극배우이자 강사인 임은총 강사의 특별강연이 더해졌다.
대덕 시니어 연대는 낭독극을 통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배우들이 준비한 작품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낭독에 참여하도록 구성됐다. 공연을 보고, 낭독극의 의미를 배우고, 직접 목소리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과정이 한자리에서 이어졌다.
화려한 장치보다 사람의 목소리와 대사에 집중한 무대에서 출연진은 전래동화의 재미와 일상 속 관계의 의미를 전달했다. 관객들은 작품을 따라 웃고 공감했으며, 마지막에는 직접 배역을 맡아 이야기를 함께 만들었다. 주민과 배우가 목소리로 호흡한 이번 행사는 낭독극이 공연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소통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