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부활한 과거시험

조선 시대 과거시험이 인공지능과 과학 체험을 결합한 행사로 다시 펼쳐졌다. 국립중앙과학관은 2026년 10월 9일 한글날부터 10월 10일까지 대전에서 AI 과거시험을 진행했다. 전통 제도와 현대 기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구성으로, 어린이와 성인 관람객 모두가 우리 과학문화의 원리를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행사장은 과거시험의 절차와 조선 시대 관청, 저잣거리의 모습을 체험 동선에 맞춰 재구성했다. 참가자들은 디지털 호패를 발급받은 뒤 문과와 무과 시험, 전통 과학기술 체험, 무예 시연 등 여러 프로그램을 차례로 경험했다. 선선한 가을 날씨 속에서 가족 단위 관람객과 어린이들이 행사장을 오가며 문제를 풀고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 이어졌다.
디지털 호패로 시작한 과거시험
행사의 출발점은 국립중앙과학관 정문에 설치된 디지털 호패 발급소였다. 이곳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참가자마다 고유한 디지털 호패를 발급했다. 이후 프로그램은 이 호패를 바탕으로 진행돼 참가자가 조선 시대 과거시험의 응시자가 된 듯한 흐름을 만들었다.
사이언스터널에 마련된 급제청에서는 행사 전체 구성과 체험 순서를 안내했다. 외국인 관람객을 지원하는 사역원 부스도 함께 운영됐다. 행사 명칭과 공간 구성에 조선 시대의 관청 표현을 활용하면서도, 관람객이 각 프로그램의 역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 기능을 배치했다.
과학으로 나라를 세우는 문과시험
핵심 프로그램인 과거시험은 문과시험과 무과시험으로 나뉘었다. 문과시험은 과학으로 나라를 세워라를 주제로 초시, 복시, 전시의 순서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문제의 정답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과학기구의 원리를 관찰하고,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시험에 참여했다.
초시에서는 측우기와 앙부일구, 일성정시의를 중심으로 관찰과 측정의 원리를 배웠다. 측우기를 통해 강수량을 측정하는 방식을 살펴보고, 앙부일구와 일성정시의에 담긴 시간 관측의 원리를 접했다. 조선 시대 과학기구가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어떻게 활용됐는지를 체험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복시에서는 약재 처방과 기리고차, 마방진을 활용한 문제 해결이 진행됐다. 서로 다른 분야의 과제를 차례로 풀도록 구성해 참가자들이 의학과 기계 장치, 수학적 사고를 두루 경험하게 했다. 시험장에서는 문제를 읽고 답을 찾으려는 어린이들의 움직임이 이어졌고, 보호자들도 곁에서 전통 과학기술의 원리를 함께 살펴봤다.
한양 저잣거리에서 만난 전통 기술
꿈이광장에는 한양 저잣거리가 조성됐다. 과거시험장 밖에서도 전통 기술과 생활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여러 체험 공간을 배치했다. 참가자들은 시험을 마친 뒤 저잣거리의 각 점포를 오가며 만들기와 관찰 활동을 이어갔다.
- 격물점에서는 전통 과학기술 유물에 담긴 원리를 다뤘다.
- 규방점에서는 천연자개와 보자기를 활용한 소품을 만들었다.
- 서화점에서는 한국화와 자신만의 호패를 체험했다.
전통 과학기술과 공예, 회화가 한 공간에서 이어지면서 행사장은 조선 시대 저잣거리를 현대적인 체험 방식으로 옮겨 놓은 모습이었다. 참가자들은 완성한 소품을 살펴보고 서로의 결과물을 비교했으며, 공간마다 다른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했다.
몸과 지략을 겨룬 무과시험
무과시험은 무예로 나라를 세워라를 주제로 진행됐다. 참가 어린이들은 무관 복장을 갖춰 입고 전문 무예시범단과 함께 시험에 나섰다. 문과시험이 관찰과 문제 해결에 중심을 뒀다면, 무과시험은 무예 동작과 신체 활동, 지략을 단계별로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첫 단계인 초장에서는 『무예도보통지』를 바탕으로 검술과 곤방을 배웠다. 전문 시범단의 동작을 바라본 뒤 자세를 따라 하며 전통 무예의 기본을 익혔다. 이어진 중장에서는 온몸을 사용하는 여섯 가지 무예 체험이 펼쳐졌다. 어린이들은 각 체험을 통과하기 위해 힘껏 몸을 움직였고, 시험장에는 동작에 집중하거나 차례를 기다리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마지막 종장에서는 지략을 겨루는 과제가 마련됐다. 신체 능력뿐 아니라 판단과 문제 해결까지 살피는 흐름으로 무과시험을 마무리했다. 모든 무과 과정을 통과한 어린이들에게는 판옥선과 문종화차 팝업북이 하사품으로 제공됐다. 시험을 마친 참가자들은 받은 팝업북을 펼쳐 보며 완주 결과를 확인했다.
무예와 전통문화가 더한 현장 활기
통제영무예단은 역동적인 조선 무예 시연을 선보였다. 절도 있는 동작과 빠르게 이어지는 무예 장면이 관람객의 시선을 모았고, 현장에는 시범을 지켜보는 인파가 자리했다. 조선 맵시 장원전에서는 조선 시대 복식과 어우러진 변신을 선보여 행사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했다.
사이언스터널의 장악원과 박물각에서는 전통 악기와 과학기기를 살펴볼 수 있었다. 시험과 무예 체험에 참여한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전통 음악과 과학기술에 관련된 전시물을 차분히 관찰했다. 우주과학공원에는 주전부리 마당과 푸드트럭이 마련돼 체험을 마친 관람객들이 간식을 즐기며 쉬어 갔다.
역사와 첨단기술을 잇는 과학교육
AI 과거시험은 호패 발급부터 문과와 무과, 저잣거리 체험까지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졌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호패와 전통 과학기구 관찰, 수학 문제, 공예, 무예를 한 행사에 담아 조선 시대 과거시험과 과학기술을 친근하게 전달했다.
측우기와 앙부일구 같은 전통 과학기구는 관찰 활동으로, 『무예도보통지』의 내용은 직접 몸을 움직이는 체험으로 연결됐다. 어린이들은 문제를 풀고 무예 동작을 따라 하며 과정을 익혔고, 성인 관람객들도 전통 과학기술과 생활문화를 함께 살펴봤다.
국립중앙과학관이 마련한 이번 행사는 2026년 10월 9일 금요일부터 10월 10일 토요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뒤 마무리됐다. 역사 속 과거시험을 현대 과학기술의 언어로 재구성하고, 조상들의 과학적 지혜를 관찰과 체험으로 만날 수 있게 한 자리였다.
행사 장소
| 시설 | 국립중앙과학관 |
|---|---|
| 소재지 |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덕대로 481 |
| 주요 공간 | 정문 디지털 호패 발급소, 사이언스터널, 꿈이광장, 우주과학공원 |
| 행사 기간 | 2026년 10월 9일부터 10월 10일까지 |
